보건교사 안은영 오늘의 젊은 작가 9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페친이자 본교 도움반 샘이고 동화작가인 김*옥 샘이 추천한 <보건교사 안은영>을 읽었다.한달음에 읽었다. 그만큼 가독성이 끝내준다. 내가 원래 아주아주 재미있지 않고는 한달음에 책을 읽어내지 못하는데 이 책은 정말 뒷 이야기가 궁금해 한달음에 달렸다. 하다못해 미장원에서 펌 하면서도 읽었으니까. 가히 비교하자면 정유정의 <28>과 천효정의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에 비견할만한 재미를 갖췄다고 할 수 있겠다. 옆에서 뒹굴대던 딸에게도 읽어보라고 하니 아주 재밌다고 읽고 있다. 여태껏 이런 조합을 본 적이 없으니 당연하다. ...

 

 

제목만 보고는 보건실에서 이뤄지는 에로에로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걸로 끝났다면 내가 이렇게 흥분하면서 리뷰를 쓰진 않았을 것이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말하자면 퇴마사이다. 어릴 때부터 남에게 보이지 않는 것들이 그녀에게 보인다. 그런 신기한 재능 때문에 힘겹고 우울하게 자랄 수도 있었겠지만 그녀는 유쾌, 상쾌, 명쾌 3박자를 갖췄다.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여전사를 방불케 할만큼 씩씩하다. 물론 안은영이 갖고 있는 무기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그녀와는 비교도 안 되는 비비탄과 깔때기에 불과하지만서도. 그녀는 자신이 기간제 보건 교사로 있는 M 고교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을 하나하나 처리해 나간다. 보조 배터리 역할을 하는 한문 선생과 함께 말이다.

 

M 고교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을 해결할 때마다 그 사건과 관련된 인물의 상처 까지 치유하는 역할을 하는 보건교사 안은영. 이 정도면 수퍼 히로인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학교에서도 보건실이 하는 역할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상처만 치료하는 곳은 아니다. 교실에서 존재감을 잃은 아이가 자주 찾는 곳은 도서실과 보건실이다. 보건 교사는 보건실 단골 손님을 잘 파악하고 그런 아아의 성향과 문제를 잘 인지하고 담임과 긴밀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으면 해당 아이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예전에 맡았던 아이 중에도 유독 보건실을 들락날락하는 아이가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보건실을 들러야 한다. 정서적 안정감이 없는 그 아이는 보건실에 잠깐이라도 다녀와야 다음 공부를 할 수 있다. 보건 교사가 그 아이의 특징을 파악하지 못하고 엄살이라고 돌려보내거나 아무런 조치를 해주지 못한다면 어찌 될까?

 

 

 

보건교사 안은영은 자신이 가진 그 특별한 능력 때문에 악의 무리로부터 달콤한 유혹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매켄지처럼 시궁창에 들어가지 않는다. 다소 고단한 삶이지만 정의의 편에 선다. 남에게 없는 특별한 능력이 주어질 때 우린 안은영 처럼 선택의 기로에 설 수 있다. 그 선택은 순전히 나의 몫이며 그 결과 또한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2-15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5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