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할까요? 1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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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의 행복>

영하 8도로 뚝 떨어진 차가운 날씨 탓에 커피가 더 그리워졌다 .전에 자주 가던 ˝소년의 커피 정원 ˝이라는 핸드드립 카페에 실로 오랜만에 가봤다 . 주인장이 바뀌고선 처음이다 .

˝엘살바도르 ˝라는 생소한 커피를 핸드드립 주문하고 책을 빙 둘러보다 허영만 만화 ˝ 커피 한 잔 할까요?˝를 발견 , 탐독하기 시작했다 . 이 책 나왔을때 커피 애호가로서 무지 궁금했는데 이제야 조우하게 됐다 . 6권 정도 되는 모양이다 . 일단 읽어보고 소장가치가 있다 판단되면 구매해야겠다. 근데 집에 책이 너무 많아서 옆지기가 결사반대할 듯 .본인 책이 더 많으면서 .

허영만 만화가 고향이 나랑 동향이라서 완전 반가웠다 . 인터뷰 보니 커피에 대해 잘 몰라서 오히려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었단다 . 읽다보면 완전 전문가 같은데 말이다 . 모르는 분야도 마치 전문가처럼 펼쳐 내는 재주가 뛰어나신 듯하다 . 뮬론 취재를 많이 하셨을 거다 .

˝박석˝이라는 주인장 혼자서 직접 생두를 로스팅해서 최고의 커피를 내려주는 ˝2대 커피˝집이 공간적 배경이다 . 이 카페와 연관된 다양한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커피와 연결지어 풀어내고 있다 . 각각의 에피소드가 커피향처럼 구수하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프소드는 이렇다 . 출판사 편집부 일을 8년째 하고 있던 회사원이 봄풍경에 취해 자신이 원래 하고자 했던 시인의 꿈을 다시 되찾는 이야기이다 . 시인이 되겠다 하자 10년지기 애인은 당연히 반대 . 남자는 2대 커피에서 생두를 사 집에서 혼자 가스버너에 로스팅을 한다 . 잡념이 생길 때 로스팅만큼 좋은 게 없단다 . 무념무상 !!! 그래서 연인은 제 갈 길 갔냐구? 궁금하시면 직접 확인하길...

이 책 보면서 에스프레소 머신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다 . 나도 허 만화가처럼 카페에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은 전자동이라 버튼만 누르면 되는 줄 알았다 .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박석 제자가 된 강고비가 스승님의 에스프레소 맛과 일치하기 위해 엄청난 훈련를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 하나 더, 커피자판기 에프소드도 마찬가지 . 내부에 내용물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자판기 커피 맛도 달라진다니 저절로 되는 게 아니었다 .

아직 난 에스프레소의 진정한 맛과 풍미를 잘 모른다 . 이탈리아 여행 갔을 때 에스프레소를 현지에서 접해보고 나름 괜찮다 생각하긴 했지만 아직 즐기는 수준은 아니다 . 그런데 이 책을 보고나서 좀더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무튼 오랜만에 찾아간 카페에서 좋은 책을 만나 정말 행복했다 . 커피 리필도 해줘서 오늘은 카페인 과다섭취를 한 듯하다 . 다음에 2권 보러 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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