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 준비>

학기말이면 음악회나 장기자랑을 꼭 하곤 한다 . 이걸 통해 애들이 성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6학년도 예외는 아니다 .음악 수행평가도 할 겸 2주 전부터 개인과 모둠별로 기획을 해서 연습을 하라고 하였다 .

오늘 중간점검을 해 봤다 .일단 개인 종목을 써보라 하니 90 %남자애들은 유치원 재롱잔치에서나 할 법한 곡목을 적어냈다 .˝곰 세 마리 ˝ ˝나비야 ˝ 떴다 떴다 비행기 ˝ 이따위 말이다 .이래서 중간점검이 필요하다 . 나원참 !!!

˝ 선생님 안목이 높거든. 작년 3학년보단 나아야지. 6학년인데 !!! 시간 남았으니 수준에 맞게 알아서 수정해라 ˝ 했더니 몇 명이 수정을 해 아주 조금 높아졌다 . 사전 안내 때 클래식과 동요만 인정한다고 선을 그었더니 곡목 선정을 못한다 . 아는 게 없어서 . 캐롤송까지는 허락했다 . 조사를 해보니 악기를 지금까지 꾸준히 배우는 애가 별로 없다는 안타깝고 서글픈 현실 ! 요즘 애들이 일찌감치 사교육시장에 내몰리다보니 악기를 빨리 끊는 듯하다 . 중3 딸래미반만 해도 아직까지 악기 레슨 받는 애는 천연기념물이다 . (딸래미= 천연기념물)악기 하나 잘 다루는 것도 인생의 동반자를 얻는 셈인데 ... 주머니 사정이 뻔하니 학원 하나 보내려면 악기 레슨부터 끊어버리는 이 슬픈 현실 . 물론 악기를 싫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초딩까지는 악기를 배우는 게 정서순화와 뇌발달에 좋은데 .

하모니카 , 우쿨렐레, 아일랜드 악기 이 정도가 좀 눈에 띈다 . 악기 연주 자신 없으면 노래라도 하라고 했는데 독창은 전무 . 개인은 그렇고 이제 모둠은?

5모둠인데 가위바위보로 연습실을 정했다 . 미리 섭외한 수석연구실 , 교생연구실 , 우리 교실까지 세 군데로 나눠 연습을 하게 했다 . 수재들만 모인 모둠은 알아서 척척 , 수석실에서 연습한 모둠은 수석님께 레슨까지 받았단다 . 모두 부러워함 . 도움반 친구가 있는 모둠은 컵타를 준비하고 있고, 캐롤송을 준비한 모둠은 약간 음치인 남자애를 발성연습시키며 맹훈련을 시켰다 . 이 모둠 연습하는 걸 자켜보는데 얼마나 웃기던지 ...

이 모둠을 말하자면 이렇다 .
합창부가 2명 있다 . 한 명 남자애는 리코더를 잘 분다 . 나머지 한 명이 문제다 . 음악에 약한 아이다 . 게다가 약간 음치이다 . 이 남자애를 셋이서 얼마나 구박을 하는지 ...
˝ 얘들아 , 구박하지 말고 격려하면서 해라 ˝ 했더니
˝ 엄청 격려했는데 아무 것도 안 돼요 ˝ 라고 하소연하면서도 잘 데리고 연습한다 . 구박인지 레슨인지 모를 그 무엇을 받으면서도 히히덕거리며 연습에 집중하는 모습이 이쁘다 . 함께하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다 .

마지막 한 모둠이 뭐할지 결정 못해 황금 같은 연습시간를 회의만하다 끝내는 게 보였다 . ㅠㅠ 다음엔 뭔가 윤곽이 나오겠지 .

모둠과제 주면 만날 시간과 장소 정하기가 너무 어려운 애들이라 이렇게 학교에서 연습할 시간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하다 . 진도 조금 덜 나가면 어떠냐? 모여서 조율하며 연습하는 그 자체가 공부지 .

2회 더 연습 시간을 준다 했으니 지금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기대해도 되겠지? 개인이야 알아서 연습할테고 . 이 또한 좋은 추억이 될 거라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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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8 15: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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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9 09: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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