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에서도 움트는 희망>

허혜란 작가의 ˝ 503호 열차 ˝ 는 정채봉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
작년 수상작인데 이제 단행본으로 나왔다 .
구소련이 연해주에 살고 있던 조선인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킨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

책을 받아들고 판형이 좀 커서 놀랐다. 흔히 보는 세로가 더 긴 판형이 아니라 정사각형에 가깝다 . 이주민을 실어나른 503호 열차를 표현하기 위함이 아니었나 싶다 .

18만이나 되던 조선인을 하루아침에 일본간첩으로 몰아 가축이나 짐을 실어나르던 화물차에 태워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한달 이상 기차로 이동하였다고 한다 . 이 대장정에 1/4 의 사람이 죽었다고 한다.

이 책은 연해주에 살던 조선인 12살 사샤 가족이 503호 열차에 영문도 모르고 타서 어딘가로 끌려가는 이야기이다 . 그 열차 속에서 사람도 죽지만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나고 젊은 부부가 탄생하기도 한다 . 가장 절망의 순간에도 어김없이 생명이 태어나고 그 속에서 희망의 씨앗이 싹 트고 있음을 역사는 말하고 있다 . 이 사실을 기억하고 이렇게 감동스런 글로 세상에 알려준 저자가 참 고맙다 . 잊고 있었는데 말이다 .

지인 중에 이때 강제이주 당한 고려인 후손을 대상으로 여러가지 좋은 활동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 . 그분이 가끔 고려인 아이가 한글 배우는 이야기 외 여러 활동 이야기를 올려주시곤 하는데 이 책 보면서 많이 생각났다 . 그 아이들도 자신의 뿌리가 된 사람의 이야기가 이렇게 곱고 잔잔하게 나온 걸 알면 기쁘지 않을까 싶다 .

지금 6학년이 사회 시간에 세계를 배우고 있는데 러시아 배울 때 이 이야기도 꼭 해줘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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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6 09: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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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6 11: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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