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기>
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한 책인데 당직하러 학교 가서 끝까지 다 읽었다. 청소년소설인데 재미있고 가독성 좋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 청소년 고민 1위는 성적, 2위는 직업 , 3위는 외모라고 한다 . 다른 나라도 순위의 변화는 있겠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할 거라 짐작한다.
이 책은 외모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힘들어하던 아이가 다른 아이를 만나 관계를 형성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성장소설이다 .
외모 문제는 비단 청소년뿐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크고 작은 고민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거라 짐작한다 . 하여 이야기에 공감하는 바가 크다 .
제목에서 직감하듯 책의 주인공은 183센티미터 키에 135 킬로그램 몸무게를 지닌 자칭 뚱보 트로이다 . 트로이는 원래부터 뚱뚱하진 않았다고 한다 .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부터 뚱보가 되었다고 한다 . 해병대출신 근엄한 보디가드 아빠와 말라깽이 잘난척쟁이 남동생 데일과 함께 사는 트로이는 자신의 외모 때문에 급기야 자살을 기도한다 .
지하철에 뛰어들려는 순간 , 자신을 부르는 정체 모를 소리에 자살은 실패로 끝난다 . 자신을 불러세운 사람은 너무 삐적 마른 가출청소년이자 전설의 록 기타리스트 커트였다 .
이렇게 둘의 만남이 시작되고 커트는 줄곧 혼자였던 트로이에게 먼저 다가와 친구가 되어준다 . 물론 바람처럼 왔다 소리 없이 사라지곤 하지만 . 게다가 자신이 만든 밴드의 드러머가 돼달라고까지 한다.
뚱뚱하여 친구도 없고 꿈도 없던 트로이에게 커트와의 만남은 뭔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다. 과연 트로이는 커트 말대로 멋진 드러머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
외모로만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 하지만 살면서 우린 자주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잘못을 저지르곤 한다 . 외모지상주의 사회 분위기 때문에 외모에 한창 민감한 10대는 자칫 자기 비하와 열등감에 빠져 정말 중요한 것을 놓쳐버릴 수 있다 . 트로이처럼 말이다 .
뚱뚱한 것이 잘못은 아니다 . 따라서 주눅 들거나 열등감을 가질 필요없다 . 하지만 트로이 말을 들어보니 뚱보에 대한 편견 때문에 많이 힘든 모양이다 .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의 생각과 태도까지 바꿀 순 없다 . 아들러의 말을 인용하자면 그건 내 영역 밖이다 . 다만 난 내 관점을 바꿔 내 행복을 찾는 게 중요하다 .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니 말이다 .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려있으니 내 행복은 내가 만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
그렇게 행복을 만들어가다보면 때론 조력자를 만나기도 한다 . 열등감에 찌든 트로이의 본질을 꿰뚫고 격려해 준 커트가 그런 존재이다 . 커트 같은 존재가 주변에 한 명이라도 있다면 더 빨리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으리라. 하지만 중요한 건 어디까지 내가 주체라는 것.
무엇보다 자존감이 청소년기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나를 온전하게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 ,그게 행복의 출발선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