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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평점 :
어릴 때 책벌레가 아니었던 나는 고전을 접해 본 적이 별로 없다.
지금도 고전을 읽으려고 하면 마음의 준비를 꽤 해야 하고
읽는 속도가 매우 느려진다.
역시 책읽기는 어릴 때부터 습관이 들어야 한다.
내 또래 고전을 많이 읽는 사람 앞에서면 마음이 움츠러들고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건데... ㅎㅎㅎ
6-7년 전부터 어린이책에 관심이 생겨 이런저런 작가 강연을 듣거나
글 잘 쓰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 목록을 읽어보면 언제나 들어가 있는 책들이 몇 권 있다.
작가들이 가장 많이 들먹이는 책은 "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이었고,
조지 오웰의 " 1984" 도 단골이었다.
이 책이 그리 유명하나?
언젠가 이 책들을 읽고 말리라는 오기(?)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러다 지난 3월, 국회에서 필리버스터가 한창이던 때였다.
필리버스터에서 인용된 책이 회자되곤 하였는데
역시나 " 1984 " 가 또 들어가 있었다.
진짜 꼭 읽어봐야 할 책인가 보네! 싶었다.
그래도 선뜻 이 책을 손에 들지 못했다.
" 리틀 브라더"부터 읽었다.
이건 가독성이 끝내준다. 재미도 있고, 시사하는 바도 있고, 생각거리도 주고, 좋았다.
그래도
" 리틀 브라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 1984" 또한 읽어야할 것 같아 드디어 이 책을 손에 잡았다.
역시 진도가 잘 안 나갔다.
중간중간에 가독성이 끝내주는 다른 책을 먼저 읽기도 하고 그랬다.
그래도 이 책을 포기하지 않았다.
중반 이후부터는 흥미진진해져서 그런대로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갔다.
드디어 어제 딸래미 시험 공부 감독하면서 이 책을 완독했다.
스스로에게 쓰담쓰담!!!
조지 오웰은 필명이다.
이력을 보니 이 작품을 낸 지 겨우 1년 만에 지병이었던 폐결핵으로 사망하였다.
그의 작품 중 " 1984"와 " 동물 농장" 이 가장 유명한데
두 작품 모두 독서가들에게 자주 인용되는 책이다.
짧은 생애에 비해 두 작품은 오래오래 기억될 책으로 가치를 인정 받은 셈이다.
1940년대에 빅 브라더가 장악한 오세아니아의 모습은 정말 놀랍다.
모든 것이 철저히 통제된 사회. 그 속에서 산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아니 그 속에서 태어나고 자라면 답답하다는 생각조차 못할 수도 있겠다.
그 독재 체제의 심장부인 진리부에서 근무하는 윈스턴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진리부는 낱말과는 정 반대의 일을 하는 곳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진리를 기록하는 곳이 아니라
진실을 왜곡하여 현재 권력자인 빅 브라더가 계속 절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기록을 고치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이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윈스턴이 사는 사회는 모든 시민의 일거수일투족이 텔레스크린에 의해 감시당하고
개인의 사유와 자유는 상상조차 못 하는 곳이다.
모든 것이 빅 브라더가 제시한 것만 허용되는 사회이다.
윈스턴은 그 속에서 일기를 쓰는 사람이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사유한다는 것이다.
일기를 쓰면서 자신과 같은 사람이 또 있을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곤 한다.
내가 지금 믿고 있는 진리와 자신이 속한 사회가 모두 거짓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반기를 들 위험한 상상을 한다.
모든 것이 감시당하는 그 곳에서 윈스턴은 과연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또 그런 사람들과 연대하여 거대한 권력 빅 브라더와 맞설 수 있을까?
개인의 사생활을 전혀 인정 하지 않는 사회,
개인을 일일이 감시하는 사회,
독재 체제 유지를 위해 언어와 역사까지 개조하는 사회,
조지 오웰이 묘사한 1984의 사회는
충격 그 자체였다.
왜 이 책이 필리버스터에서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되었는지 수긍이 갔다.
개인의 자유가 철저히 억압 당하고, 개인의 모든 것이 감시당하는 사회에 대한
무시무시한 경고인 셈이다.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언어 및 역사까지 날조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권력을
절대 그냥 놔두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왜 이 책이 꼭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지 충분히 이해 되었다.
100% 이와 똑같은 사회 체제는 아니더라도 이와 흡사한 일을 저지르려는 독재자는 항상 존재하지 않았던가!
절대 권력자,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부서와 당원,
철저한 신분 사회의 모습은 비단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목격되는 부분이지 않던가!
절대 권력에 맞서는 자는 어떻게든 잡아내어
고문하고 동지를 배신하게 만들고 급기야 빅 브라더를 사랑하게 만들어 결국 총살시키는
이 어마어마한 시스템이 소름 끼쳤다.
그 속에서 사유하고 감정을 느끼는 인간이기를 소원하였던 윈스턴의 처절한 몸부림과
마지막 결말이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
출판사 소개글처럼 " 어두운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어둡지만 그래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이런 사회가 되지 않도록 두 눈 똑바로 뜨고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 및 행복을 지켜야 하니까.
<1984>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디스토피아 소설로, 날카로운 풍자와 정치적 함의로 유명하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명언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작품.
신용카드, 휴대폰, 이메일 등을 통해 개인의 신상정보가 쉽게 노출되고 있는 요즘, <1984>의 '빅 브라더'는 먼곳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이라는 감시장치를 이용하고, 또 언어와 역사까지 통제하는 정치권력에 대한 어두운 비전을 보여주는 걸작.
이제 그가 남긴 또 하나의 명작 " 동물 농장"을 읽기 시작한다.
이건 " 1984" 보다 진도가 잘 나간다.
앞부분 살짝 읽어봤는데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