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즉 서울랜드로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온 다음 날이었다.

수행평가를 세 개나 해야 해서 그 날은 "수행의 날"로 선포하였다.

대신 수고했으니 점심 먹고 쮸쮸바를 선물로 주겠다고 했다.

 

국어는 뒷이야기 상상하여 쓰기

수학은 비와 비율 단원평가

사회 또한 2단원 단원평가

 

모두 만만치 않은 수행평가였다.

어제의 많이 행복했지만 오늘은 다소 불행한 하루가 되고야 말았다.

" 선생님! 시험은 왜 봐요?"

" 네가 아는지 모르는 지 확인하는 작업이지요"

수행을 세 개나 봐야 하는 아이들!

지금 안 보면 계속  밀려서 더 힘들어지니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수행이라서  아이들은 싫은 내색 하지 않고

세 개를 모두 해냈다.

1-2명 빼고 말이다.

그 아이는 국어부터 밀렸다.

뒷이야기가 안 떠올라 괜히 종이만 째려 보고 있길래

포기하고 다른 것부터 하라고 하였다.

수학과 사회는 그런대로 봤는데

유독 국어는 한 줄도 못 썼다.

도저히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나 보다.

어쩔 수 없지.

포기할 땐 포기하는 것도 용기다.

수학은 끝까지 풀겠다며 점심 먹고도 잡고 있었다.

 

사회는 2단원 대한제국부터 해서 일제 강점기 까지가 범위였다.

사건과 인물을 낱말 퍼즐처럼 골라서 적는 문제였다.

나도 도전했다가 머리가 아파 포기한 것을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끈기를 가지고 매달렸다.

예상 외로 만점이 2명이나 나왔다.

병인 양요, 신미 양요 설명하면서

" 얘들아, 올해가 병신년이잖아요.

병인 양요, 신미 양요 순서를  병~ 신 이렇게 외우면 안 까먹을 거야" 했던 말을 잘 기억해서인지

그 문제 틀린 아이는 하나도 없었다.

 

수학은 역시나 비와 비율 단원이라서 점수가 하향 곡선을 그렸다.

1명은 풀이과정까지 퍼펙트하게 써서 친구의 부러움을 샀다.

6학년 이라서 그런지

시험 끝나면 점수 언제 나와요?

몇 개 맞아야 매우 잘함이에요?

물어보는 아이가 여럿 있다.

저학년할 때는 그런 소리 들어본 적이 없는데 ....

 

난 아들래미한테

" 엄마는 노력 요함 만 안 받아오면 돼" 라고 말하곤 한다.

우리 반 애들한테도

"노력 요함만 없도록 노력하면 되지요. 6학년이 모든 과목에서 매우 잘함 받기 어렵습니다.

잘하는 게 있으면 못하는 게 있는 법.  "

이렇게 기대치를 낮춰 준다.

하지만 절반은 맞도록 하자고 말하곤 한다.

절반은 맞아야 학교 공부를 쫓아가고 있다는 증거니까.

(원칙적으로 60점 미만이지만서도 )

아무튼  점수에 관심이 참 많다.

 

수학은 90점 대인데 사회는 절반도 못 맞은 아이가 여럿 있다. 주로 남자 아이들이다.

여자 아이는 수학과 사회가 둘 다 안 되는 아이가 몇 명 있다. 

남자 아이의 경우, 아직 역사의식이 없고, 암기가 귀찮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딸래미 반에도 수학은 매번 100점인데 암기 과목은 바닥인 아이가 있다고 한다.

암기는 공부의 기본이다.

암기하지 않고 공부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수학 비와 비율은 일단 여기서 접고, 

진도 끝까지 나간 후에 다시 복습한다고 하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6-06-15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15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