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36주년이었던 어제,

본교 도서실에서는 "김병하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있었다.

올해는 6학년 담임을 맡은지라 도서실 업무를 맡지 않아

이번 행사는 오롯이 참관자로서 참여했다.

아들과 함께.

 

처음에 도움반 선생님이 김병하 작가를 섭외한다고 해서

누구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처음 듣는 이름이라서 말이다.

작품을 찾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꽤 작품을 많이 그리셨다.

(원래 그림작가이심)

그 중에서도 내가 좋아했던 그림책이 끼어 있어

그제서야 아! 이 분이구나 하는 탄성을 질렀다.

그 책은 바로 이 책이다.

작품 속에 나오는 아저씨는 바로 작가 자신이었다.

작가가 텃밭을 가꾸며 겪은 일을 고스란히 그림책에 담아놓은 책이었다.

이 책을 읽을 때 정말 마음이 따듯해지는 것을 느꼈는데

2시간 넘게 진행되는 행사 속에서 작가님의 인품이 정말 그렇다는 게 온전히 느껴졌다.

 

 

 

 

 

 

약간은 배우 권해효를 닮은 듯한 모습, 잘 웃으셔서 훨씬 친근감이 느껴졌다.

동네 아저씨 느낌?

고라니 텃밭 즉 그림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PPT 자료를 통해 쭈욱 설명해 주셨다.

30년 동안 줄곧 그림을 그렸지만

언제나 그림을 그리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라는 말씀. 기억에 남는다.

자신이 텃밭을 가꾸면서 겪은 일을

스토리 보드에 옮겨 그리고

더미 북을 만들어 몇 번의 수정을 겪어

그림책이 나오는 과정을 보여주셨다.

한 권의 그림책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 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도서실에 전시된 원화 아트 프린트

"강아지와 염소 새끼"는 권정생 작가가 15살 때 쓴 시에

그림을 그린 책이라고 하셨다.

작가가 평소 가장 좋아하는 권정생 작가의 삶을 쭈욱 설명해 주시면서

권 작가가 사셨던 조탑리 마을을 직접 찾아간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사진으로 권 작가가 사신 집과 마을을 세세히 본 것은 처음이었다.

정말 작은 집이었다.

새를 위해 권 작가가 직접 설계한 새집을 보여주셨는데

새를 배려하는 마음이 십분 느껴져 감동이었다.

그런 분의 시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 더 부담이 되셨던 것인 줄도 모르겠다.

염소하면 하얀 염소

염소와 대비되게 강아지는 까만 강아지

이렇게 처음엔 더미 북을 만들었는데

어쩐지 느낌이 약하여

수정을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게

까만 아기 염소와 노란 무늬가 있는 강아지.

그림책 속에 나온 조탑리 마을과 권정색 작가의 집 또한

실제와 똑같이 그려져 있다.

꼼꼼한 답사와 취재 덕분일 거라 생각한다.

첫 장을 펼치면 염소가 눈을 감은 채 웅크린 장면이 있는데

모두들 잠을 잔다고 애기를 하더란다.

작가는 슬픈 모습을 표현한 건데 말이다. ㅎㅎㅎ

작가의 부연 설명을 듣고 보니

미처 보지 못했던 곳에

엄마와 형제 염소가 그려져 있었다.

가족과 헤어져 슬픈 모습을 담아낸 것이 맞았다.

 

작가님이 권정생 작가님 사시는 곳을 두루두루 보여주시니

꼭 가족과 함께 가봐야겠다는 결심이 선다.

다음 가족 여행은 권정생 작가집과 안동 하회마을, 노무현 대통령 사시던 봉하 마을을

다녀오고 싶다.

 

그림책 만드는 과정 이야기가 끝나고

아이들 스스로 더미 북 만드는 체험 활동을 하였다.

직접 그림 작가가 되어보는 시간이었다.

얼마나 진지하게 하는지...

기발한 이야기를 만들어 온 아이도 몇 있었다.

그냥 집으로 보내기 아까워서

도서실에 전시하는 게 어떻겠나 의견을 드렸더니

그렇게 하시겠다고 담당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2시간 넘게 강의하시고,

일일이 사인해주시고, 사진 촬영까지 해 주신

김병하 작가님!

이름 꼭 기억하겠습니다.

앞으로 계속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림 많이 그려주세요.

 

내가 가진 책 중에 김병하 작가 책이 세 권 있어

사인을 받았다.

정말 많은 그림을 그리셨다.

"수원 화성"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정말 수원화성에 와 있는 것처럼 세세히 그려져 있다.

이제는 글도 직접 쓰시니까

앞으로 좋은 그림책 많이 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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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4 15: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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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5 11: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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