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었다.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어린이날 기념 소체육대회를  내일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비가 온다는 예보에 갑자기 일정이 바뀌었다.

동학년 샘들과 의논한 결과, 오늘 5-6교시에 하기로 하였다.


5교시에는 우리 6학년이 체육관을 사용하고,

6교시에는 5학년이 사용하기로 하였다.

운동장은 바꿔 사용하여 2개 학년이 동시에 소체육대회를 하게 된 셈이다.


우리 6학년은 지난 주 1시간, 연습을 잠깐 한 경험 밖에 없는데

그것 치고는 아주 질서 있게 소체육대회를 하였다.

역시 6학년답다 싶었다. 

소체육대회만 한 것도 아니고

중간중간 육상대회도 하였는데

질서정연하게 잘 치뤘다.


어린이로서는 마지막으로 치르는 소체육대회,

지난 번 연습 시간 때 너무 의욕이 없어 

동학년 샘들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재료가 새롭게 바뀌고 청백으로 경쟁이 붙으니 잘하였다.

단체 경기 2개를 하는데 하나는 운동장에서 줄다리기를 하였고

나머지 하나는 커다란 바를 넘는 경기를 체육관에서 하였다.

후자 경기를 연습 할 때, 긴 줄넘기로 하였더니 애들이 너무 재미 없어 하여

할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이번 실전에서는 멋진 자료를 제작하여 투입하였더니 재밌다고 하여 다행이었다.

(두 남자 샘이 협력하여 제작하였다. )


각반을 청백으로 나눈 것도 좋았다.

학년이 지금 우리 6학년처럼 홀수반인  경우, 매번 끝반만 아이들이 두 패로 나눠 좀 그랬는데

이렇게 각반을 모두 나누는 게 번거롭긴 해도 합리적인 듯하다.

하여 우리 반도 청백을 나누는데 제비뽑기로 공정하게 하였다.

난 백팀 지도교사였다. 


바 뛰어 넘기 단체전에서는 청팀이 2대 0으로 이겼고

줄다리기에서는 반대로 백팀이 2대 0으로 이겨 둘 다 승리의 짜릿함을 느꼈다.

중간중간 개인 육상대회를 구경하는 것도 나름 좋았다.

아이의 재능을 엿볼 수 있고,

스탠드에서 쉴 수 있어서 말이다.


작년까지는 육상 대회 참여하고 싶은 사람만 하였다는데

올해는 모두 참여하는 걸로 바뀌어서

100미터 달리기, 800미터 달리기, 높이뛰기, 멀리뛰기 중에서 하나씩 선택하여 경기에 참여하였다.

멀리뛰기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린다 하여

지난 주 미리 대회를 하여 순위를 결정하였다.

이번 5-6교시에는 100미터와 800미터 달리기를 하였다.


6교시 가장 더울 때, 800미터를 (트랙 5바퀴)를 달리는 아이들이 가장 고생이 많았던 듯하다.

우리 반 남자 아이 2명이 2위, 3위를 기록하였다. 둘 다 축구부다.


2교시 연속으로 운동하며면  너무 더울 듯하여

아까 미리 쮸쮸바를 사서 교무실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교실로 올라갈 때쯤, 

여자 임원들한테 찾아오라고 하니 

우리 반 아이들이 

"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 라고 외쳤다.

쮸쮸바 하나에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니....

다른 반한테 소문 내지 말라고 입 단속을 시켰다. 


작년 울  딸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이 에너지를 많이 쏟을 때마다

여러 번 쮸쮸바를 사줬다는 말을 딸에게 전해 듣고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감사했었다.

(돈을 떠나서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

요즘엔 학부모 찬조 전혀 안 받기 때문에 선생님 사비로 쏘셔야 간식을 먹을 수 있다. 

딸 아이 담임 선생님을 본받아 나도 그렇게 해 봤더니 역시 아이들이 좋아했다.

물론 어떤 아이는

" 선생님, 더 큰 걸로 쏘세요. " 하는 예의 없는 녀석도 있지만

" 선생님, 진짜 맛있어요" 라고 말하는 이쁜 아이도 있다. 


교실에 들어와서 시원한 쮸쮸바 먹으며 알림장을 썼다.

6학년은 이번 소체육대회가 어린이로서 마지막 소체육대회이다.

그런 의미에서 감회가 남다를 듯하다. 

나도 6학년 때, 여자 전체가 부채 춤 추었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으니 말이다. 


보통 6학년 정도 되면 여자 아이들은 체육을 정말 싫어하고 안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6학년 아이들은 안 그래서 이쁘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언제든 이쁘다. 


가을에는 대운동회가 예정되어 있다.

예전처럼 부채춤 추고, 차전 놀이하는  그런 운동회는 아니지만서도

동학년 샘들과 아이디어를 모아  초등학교 마지막 대운동회가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5-03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3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