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반 선생님께서 멋진 그림책을 빌려주셔서 한달음에 읽었다.
사고 싶고 궁금하던 책이 몇 권 들어 있었는데
보고나니 꼭 소장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특히 이번에 칼데콧 대상을 받은
"위니를 찾아서" 는 또 한 번 그림책 발달을 실감하게 하였다.
이유인즉
"더 책" 이라는 어플을 일단 깐다.
그리고 휴대폰을
그림책 겉표지에 있는
와이파이 비슷하게 생긴 곳에 가까이 대면 책을 읽어준다.
대박 신기하였다.
우리 반 애들에게도 살짝 들려주니 엄청 놀라는 눈치다.
우리나라 그림책 시장이 이렇게 발달하였다니... 놀랍고 반가운 일이다.
"위니를 찾아서"를 다 읽어줄 시간은 없어서
책장을 넘기며 대강의 줄거리를 이야기해줬다.
푸우 이야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말해주는 그림책인데
그림도 이쁘고, 내용도 포근하다.
백희나 작가의 신작 "이상한 엄마"는 장수탕 선녀님2를 보는 듯했다.
선녀 모습이 많이 닮아있다.
나도 워킹맘의 한 사람으로서 호호 엄마의 안타까움이 절절하게 다가왔다.
아이가 아플 때마다 워킹맘은 얼마나 전전긍긍하는지....
그나마 내 직장은 조퇴, 휴가에 대해 깐깐한 편이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둘째는 열이 많이 나는 편이라
24시간 붙어서 간호해야 하는 아이였다.
그럴 때 하루 휴가 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
여자 교장님은 엄마 마음을 아셔서
다음 날, 인사드리러 가면
" 고생 많았지? 애는 괜찮아?"따뜻하게 물어봐주시는데
그럴 때면 눈물이 핑 돌곤 하였다.
아이 자라면서 아플 때가 얼마나 많은데
그럴 때 돌봐줄 사람 없으면 너무 속상할 것 같다.
난 친정 부모님이 옆에 계시고, 직장도 너그러운 편이어서 엄청 도움을 받은 행운아였다.
호호 엄마도 호호가 열이 나서 조퇴를 했다는데
간호해 줄 사람이 마땅히 없어 안절부절이다.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보지만 달려가 간호해 줄 사람이 없다.
겨우 전화 너머로 누군가 수화기를 들었다.
전화감이 떨어지긴 하지만 친정 엄마인 듯하다.
호호 엄마는 호호를 부탁한다.
하지만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선녀님!
선녀님은 아이가 아프다는 말에
호호네 집으로 구름타고 날아간다.
선녀님은 호호를 어떻게 간호해줄까!
초6 아이들도 이런 내용을 좋아할지 모르겠지만서도
내일 읽어주려고
휴대폰으로 찍어
슬라이드로 만들어놨다.
공개수업 때 책 읽어주기 활동을 해야 하니
미리 훈련도 할 겸. 모의 수업을 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큰일이다.
아이들이 발표를 너무 안 해서 말이다.
시키면 하긴 하는데
자발적으로 손을 안 든다.
겨우 2-3명만 손을 들고....
이래 가지고 공개 수업 할 수 있을까?
학부모는 날 보러 오는 게 아니라, 자녀가 발표하는 거 보러오는 건데 말이다.
'6학년이니까 실제 상황에서는 잘하겠지.
설마 부모님이 지켜보는 데 손을 안 들겠어?'
스스로 위안을 해 본다.
이렇게 마음이 불안하고
일상에 지칠 때는 그림책이 큰 위로가 된다.
"수박 수영장" 보니 수박도 먹고 싶어지고...(과일 중에 수박 제일 좋아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