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은 오전과 오후 차이가 확연하다.

무슨 말인고 하면

1교시에는 차분하던 아이들이(절여 놓은 배추처럼)

점심 시간을 지나면서 갑자기 흥분도가 올라가

공사장 데시벨을 방불케하는 큰 목소리로 떠드는 것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이고, 몇 명의 남자 아이가 유독 목소리 볼륨이 너무 커진다.

제발 발표할 때 그렇게 목소리가 크면 좋으련만

그건 또 아니다. 

분석해 보건데

아침에는 잠이 덜 깬 상태였다가

점점 신체 리듬이 살아난 것이 아닐까 싶다.


어제 수학 시간만 해도 그렇다.

1교시 나랑 국어 하고,

2-3교시 교과 수업을 다녀온 후,

4교시 수학을 공부하였다.

수학 시간에 집중해서 해야 하는데

큰 목소리로 떠들고,

심지어 돌아다니까지...

(이건 미리 선행을 해서 다 아는 내용이라 대충 듣고 놀 생각을 해서라고 짐작한다. )


어쭈 이 녀석들이?

내가 그 동안 너무 친절하고, 민주적으로 대해줬나 싶어 점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서서히 거친말을 사용하는 아이도 나오고...

항상 쓰는 아이가 쓴다. 


이렇게 자꾸 수업 방해를 하면

선생님 체육을 안 한다고 협박을 해도 말이 먹히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동안 그렇게 협박하고서도 마음이 약해져

체육을 빼먹지 않아서인 듯하다.

다음 주에독 계속 이런 식이면,  본때를 보여줘야 할 듯.

시도 때도 없이 목소리 높이는 녀석들 때문에 귀가 얼얼하다.

주변 아이들도 수업 방해가 심하다고 하소연 한다. 진짜 자기 말만 한다. 

다음 주에는 교실에서 하지 말아야  할 내지 꼭 지켜야 할 7가지를 회의로 정해봐야겠다.

이름하여 "교실 칠거지악".


6교시에는 다시 좀 차분해졌다.

5교시 땡볕에서 발야구(처벌 차원에서 나가지 말았어야 하나?)를 하고났더니 힘이 좀 풀렸는지

6교시 사회 발표 시간에는 친구의 발표를 대부분 잘 귀담아 들었다.


3번째로 하는 1분 발표 시간이었는데 점차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오늘 발표 주제는 "조선 후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한 여성" 이었다.

신사임당, 허난설헌, 김만덕은 교과서에 나와있으니 

새로운 인물을 조사해오라고 했더니

여러 인물이 나왔다.

그 중에는 나도 전혀 모르는 인물도 있어 새로운 지식이 쌓였다.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무시 당하고, 배움의 기회 조차 없었던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여인을 보면서

분명 뭔가 뭉클한 게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발표 내용을 보니 똘똘하고 말도 알아먹는 것 같다.

아무때나 크게 떠드는 몇 명만 절제하면 교실 면학 분위기가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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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5 15: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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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6 1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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