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교시 미술 시간이었다.
오늘 배울 주제는 "색의 조화"이다.
명도 대비, 채도 대비, 색상 대비를 배우고
색종이를 가지고 이를 표현해 보는 학습 활동이었다.
다른 반 선생님이 아이들이 생각보다 가위질을 못 해
준비 단계로 가위질 연습을 시켜보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준비 학습은 노래에 맞춰 도라에몽을 그려서 오리기이다.
색종이 한 장을 주고, 유투브에 올라와있는 도라에몽 그리기를 따라그린 후,
오려 보라고 하였다.
색종이는 넓은데
미술에 자신 없는 아이는 왜 그리 모기만하게 그리는지...
도라에몽 그리고 오리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다행이 가위질을 엉망으로 하는 아이는 우리 반에 없었다.
이걸 통과한 아이부터 2단계 활동을 하게 하였다.
그때부터 미술 시간인지 수다시간인지 모를 정도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친구와 수다 떠는 몇 명이 나왔다.
주로 미술에 관심과 소질이 없는 남자 아이들이었다.
남학생 중에도 찍 소리 안하고 몰두해서 작업 하는 아이도 있는데 말이다.
(이 아이는 미술을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일 확률이 크다.)
결국 수다 떠느라 완성하지 못한 아이가 5명이나 된다. 1/4이다.
모두 완성하지 못하면 내일 담임 체육은 할 수 없다고 하자
담임 체육이 하고 싶었던 여자 아이들은 아무 것도 안 하고
"날 잡아 잡수~~" 하고 앉아 있는 남학생을 도와줬지만 역부족이었다.
중학교 가서도 저러고 있음 수행평가 최하점인데.... 어쩌려고.
재능이 없어도 꾀 안 부리고 열심히 하는 아이는 이쁜데
오늘 미술 시간처럼 수다만 떨고, 대충 아무렇게나 하는 아이는 쯧쯧쯧이다.
5학년 때 미술 활동을 완성 못하면 집에 안 보내고 남겨서 했던지
자꾸 그것만 물어본다.
예전엔 나도 남겨서 하게 했지만 몇 년 전부터 안 남긴다.
" 아니요. 집에 안 가져갑니다. 내일 학교 와서 합니다. "
내일 점심 시간에 시킬 거다. 자유 시간을 빼앗겨 봐야 정신 차리지.
미술 시간은 유독 미술에 흥미 없는 아이 몇이 대충 아무렇게나 하고 놀려고만 해서
가끔 교실이 소란스러워지곤 한다.
아주 오래 전 미술 교과를 할 때도 그 점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미술 대충하고 계속 돌아다니면서 장난 하려는 애들 때문에...
설사 흥미와 재능이 없어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해주면 이쁠텐데 말이다.
자신은 미술에 소질이 없다고 치부해 버리고,
정말 대충 아무렇게나 하고 놀려고 만 하는 아이가 간혹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