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베라는 남자"는 재밌고, 유쾌하고, 마지막에는 눈물까지 흐르게 하는 감동을 전해줬다.

결국 " 사랑" 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깨닫게 해 주는 한 줄기 햇살처럼 따듯한 책이었다.


요즘 본방사수하는 드라마가 하나 있다.

지난 주 결방하는 바람에 얼마나 낙담했던지..

바로 "응답하라 1988"이다.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도  가족, 이웃 간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도 그런 면에서 일맥상통하다.

부부 간의 사랑을 뛰어넘어 결국, 이웃 사랑까지...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은 

'얼마나 아내를 사랑하길래?'라는 거였다.

나는 남편을 , 남편은 나를, 오베가 아내 소냐를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하고 있는 걸까?

우리는 오베 같은 이웃, 오베의 이웃 같은 이웃이 있는 걸까? 

부러워하면 지는 거라는데, 책을 읽으면서 오베와 오베 아내 소냐, 그리고 오베의 이웃이 참 부러웠다.


오베를 딱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원칙주의자"라고 할 수 있겠다.

오베를 보면서 떠오르는 지인이 있어 그 사람한테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해줘야겠다 싶었다. 호호호!!!

원칙주의자의 장점은 법 없이도 양심을 지키면서 산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단점은 융통성이 없고 사회성이 결여된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오베가 그렇다. 아주 심하다. 

단적인 예로 오베는 스웨덴이 만든 차 사브만을 고집하고, 사브를 타지 않는 사람과는 상종도 안 한다. 

바로 이웃인 루네가 볼보, 나중에는 BMW를 타고 다닌다고 왕래를 끊어 버릴 정도이다. 

이 정도면 오베가 얼마나 고리타분한 사람인 줄 짐작할 수 있을 게다.

게다가 칸트처럼 정확히 6시 15분 전에 일어나

매일 동네 시찰을 다닌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다.

원칙주의자로 세상이 그득하다면 별 재미는 없겠지만서도 특별히 범죄는 없을 듯하다.

이렇게 오베처럼 알아서 순찰을 돌고, 양심을 잘 지키니 말이다. 


그런 그가 한 여자한테 첫눈에 반해 버린다.

사랑은 원칙주의자를 흔들어 놓기도 하는가 보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거짓말도 하니 말이다. 

오베를 흔든 주인공은 바로 소냐이다.

소냐는 그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녔다. 

소냐의 지인은 왜 그녀가 오베 같은 남자를 선택했는지 항상 의아해했다.

왜 아니겠는가?

소냐 같이 지혜롭고, 사교적이고, 게다가 아름답기까지 한 여자가 말이다.

둘의 결합은 한 마디로 물과 불의 조화라고 할 수 있겠다.

둘은 누가 보기에도 부조화 그 자체였지만 둘은 행복했다.

오베는 그녀를 자신보다 더 사랑하였다.


(여기부터 약간의 스포일 있으므로 주의 요망)

그렇게 사랑하는 그녀가 이제 곁에 없다.

그 상실감이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서양인들에게 있어서 배우자의 부재가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이라는 통계가 있다.

하물며 오베에게 소냐는 전부였던 존재였다.

그의 전부가 사라졌다.

그의 선택은?


그렇다. 

그는 그녀 곁에 가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그 계획이 매번 이웃들로 인해 망가져 버리곤 한다.

오베의 계획을 망가뜨리는 이웃과의 에피소드가 정말 30초마다 웃게 만든다.

오베의 용의주도, 철두철미한 계획-원칙주의자이니 얼마나 심사숙고하였을까나!-은 사람을 숙연하게 만드는데 

이웃의 출현으로 벌어지는 상황은 그것과 대조되어 독자를 유쾌하게 한다.

전에 읽었던 스웨덴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도 비슷했다.

노인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사람이 다치고, 죽고...

그 상황이 참 유머러스하였다.(책에 비해 영화는 좀 별로였다. )

이 책도 그렇다. 

달랑 2권 읽었지만 그래서 스웨덴 소설이 참 마음에 든다. 


오베-소냐의 사랑과 오베-이웃(길고양이 포함)의 사랑이 이 책의 기저를 이룬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

누군가와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다.

오베가 소냐를 만나 사랑하며 행복했던 것처럼 

올 한 해 누군가를 많이 사랑하며 행복하였으면 한다. 

당분간 이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에서 허우적거릴 듯하다. 


2016-00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1-06 0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6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