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방학식을 하였다.
아직 실감 안 난다.
그도 그럴 것이 첫째가 방학을 일 주일 뒤에 해서
여전히 아침이 분주할 듯하다.
간만에 늦잠 늘어지게 자고 싶은데...
원래 불가능하다. 온이 녀석 때문에.
초등과 중등 학사 일정이 달라
학부모는 참 거시기 하다.
딸 학교는 2월에 단 3일만 나간다고 한다.
그것도 나름 괜찮을 것 같다.
내년에는 본교도 그렇게 가자고 설문을 해야겠다.
그런데 내년에는 떠나는 해이군! 될 때로 되라지 뭐! ㅎㅎㅎ
이번에 정신 놓고 있다가 학사일정 설문할 때 아무거나 고르는 실수를 해버렸다.
하여 본교는 2016년도
올해와 비슷한 학사일정이다.
봄가을 단기방학이 있으면
좋은 계절에 여행도 갈 수 있는데 말이다.
에궁! 물 건너갔다.
설문할 때 정신차리고 해야 하는데
꼭 이상하게 설문하고 나중에 정신이 드니 큰일이다.
그게 꼭 학기말 엄청 바쁠 때 너무 많은 설문이 쏟아지니까
대충 하게 된다.
방학식이라서 그런지 아침부터 몇 명이 흥분하고 소란을 피워대서
마지막 날까지 큰소리를 질러댔다.
나도 우아하고 싶은데 말이다.
좀더 참을걸 하는 후회를 해 본다.
그래도 읽어주려고 한 그림책은 무사히 읽어줬다.
그 시간 만큼 아이들도 열심히 집중하여 잘 들었다.
국어 시간에 이야기 속에서 감동을 주는 부분 찾는 공부도 하고 있고,
때도 때인지라 이 책이 안성마춤이다 싶었다.
역시 예상대로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다.
독서일기 써야 될 줄 알고, 줄거리 메모를 하려고 하길래
오늘은 잘 듣기만 하라고 하였다.
다행히 이 그림책을 읽은 아이가 한 명도 없어 더 집중하여 들은 것 같다.
미리 읽은 아이들은 꼭 아는 척, 잘난 척을 해서 맥 빠지게 하는 경향이 있다.

읽어주고나서 감동적인 부분을 발표해봤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비슷한 생각을 내놓았다.
좀더 깊게 생각해 보라는 의미에서
"이 책의 주제처럼 사랑은 나눠줄수록 더 넓고 깊어지고 계속 생겨 나는 것이므로
여러분도 애너벨 같은 그런 사람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해줬다.
더 깊게 들어가
행운이란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가졌을 때는 모두에게 행복이 될 수 있지만
(이 책의 애너벨처럼 말이다.)
반대의 경우에는 인류 전체의 불행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이 책에 나온 귀족처럼 말이다)
겨울에 읽어주면 마음이 저절로 포근해지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그림 작가를 보니 이미 아는 작품을 그린 작가여서 더 반가웠다. (아래 작품들이다. )
칼데콧 명예상을 거머쥔 작품답게 참 멋져 널리 알리고픈 책이다.
4교시까지 하고, 급식 없이 하교하였다.
이제 33일 후,
해가 바뀌어 병신년에 만날텐데
몸도 생각도 마음도 한 뼘 자라오길 바란다.
나도 그 동안 좋은 책 음미하며 에너지와 사랑을 빵빵하게 충전해야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