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초4 아들이 처음으로 퍼머를 했다.
초1 담임할 때 남자애들 펌한 것 보면 참 귀여웠다.

우리 아들도 한번 시도를 하고 싶었지만 저학년 때는 여차저차해서 시간이 훅 흘러가버렸다.
아들은 완전 직모라 머리가 앞으로 쏟아져 내리고 가르마가 안 타진다. 

퍼머를 하면 가르마도 좀 타지고, 머리 손질하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해서 한번 시도해볼까 제안하니

그래보겠다고 해서 함께 미장원으로 갔다.

누나는 동생의 변신을 직접 지켜보고 싶다고 스스로 나섰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은 미술영재원 숙제를 하기 싫어서란 걸 잘 알고 있다.

 

처음 퍼머하는 거라 엄청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적게 걸렸다. 모두 합쳐 2시간 30분 정도.

누나가 오래 걸릴 거라고 잔뜩 겁을 줬는데

의외로 빨리 끝나 다행이었다.

머리 말리고 나서 누나가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같다고
추켜 세워주니 겸연쩍었던 아들이 이내 생기가 돈다.

엄마의 칭찬보다 누나의 칭찬을 더 좋아하는 둘째다.

처음엔 많이 뽀글거렸는데

한번 머리를 감으니 훅 풀려서 자연스러워졌다.

어제 교실 가니, 선생님과 친구들이 퍼머한 것 알아봤다고 전해준다.

놀리는 아이는 없었냐 물어보니

그렇지 않다고....

 

누나 왈

" 중학교 가면 퍼머도 염색도 못하니 초딩 때 많이 해봐" 이런다.

금발 하면 잘 어울릴 거라면서 바람을 잡는데

안 된다고 말을 잘랐다.

 

교실 아이들이 이발을 하거나 헤어스타일이 달라지면

가능한 아는 척을 해주려고 노력한다.

관심의 표현이니까.

그런데 정작 애들은 내 헤어스타일 바뀌어도 못 알아보는 적이 많다.

나한테 관심이 없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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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7 15: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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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7 18: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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