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700째 번 리뷰 대상 작품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었다.

알라딘 서재를 운영한 지 6년 째니 1년에  117개 정도를 쓴 셈이다. 

초반에는 정말 열심히 여러 개를 썼었다.

근래 들어 리뷰 보다 페이퍼를 많이 써서 늦게 시작한 페이퍼 개수가 더 많다.

솔직히 말하자면 리뷰보다 페이퍼 쓰기다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리뷰를 쓰려면 적어도 책을 3번 이상 살펴봐야 한다. 

7000개가 될 때까지 꾸준히, 열심히 쓰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 본다. 

읽은 책은 가능한 리뷰를 쓰려고 노력하는데 그렇게 안 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더 노력해야지. 


<호밀밭의 파수꾼>명성은 책에 관심이 생기고 얼마되지 않아 자연히 알게 되었다.

집에도 이 책이 꽂혀 있었지만 책과의 인연은 다른 책에 밀려 쉽게 다가오지 못 했다.

그러다 얼마 전 헤르만 헤세의 서평집을 읽고나서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책장에 꽂아둔 책은 때가 되면 언제가는 읽게 되는 듯하다. 

언젠가는 <모비딕>도 읽게 되겠지? ㅎㅎㅎ

존 레넌의 암살범이 이 책을 갖고 있어 더 유명해졌다는(?)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 책 하나로 위대한 작가의 위치에 오른 샐린저가 그 후 스스로 은둔생활을 선택했다는 것도 참 신기했다.

작가의 그런 기이한 행동을을 모티브로 한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도 한 번 보고 싶다. 

작가만큼이나 이 책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도 범상치 않다. 콜필드는 바로  작가의 어릴 적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이 발간된지 5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한동안 미국 학교의 금서로 지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미리 겁먹었던 것보다 책은 가독성이 있었다.

하지만 리뷰 쓰기는 만만치 않다. 

읽은 지는 좀 됐는데 생각을 정리하느라 며칠을 묵혔다. 


이야기는 홀든의 독백형식으로 진행된다.

홀든은 학교에서 여러 번 퇴학을 당한다.

이유는 낙제 때문이다.

이번에도 명문 펜시라를 학교에서 한 과목 빼고 전부 낙제를 받아 퇴학을 통보 받아야 하는 찰나 

콜필드는  스스로 학교를 박차고 나온다.

학교를 떠나 집으로 오기까지 2일간의 여정이 책의 내용이다. 

낙제 때문에 여러 학교를 전전하다니....

인생이 참 고달프다 싶다. 

홀든의 아버지는 변호사고 엄마는 우아하지만 아주 예민한 성격으로 이들은 중산층이다.

그런 탓에 사립학교를 다니는데 번번히 낙제를 받아 다른 학교로 옮기게 된다.

홀든의 형은 잘 나가는 작가이다. 홀든이 가장 사랑하던 동생은 어릴 때 죽었다. 여동생 피비는 애어른 같지만 정말 귀엽다.

홀든은 집에서도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이다. 

왜 홀든은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존재가 되었을까!


홀든은 자유를 갈망하고,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다.

홀든이 가졌던 꿈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을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위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같겠지만 말이야."

이런 꿈을 가지고 있었던 홀든에게 학교는 그런 꿈을 무참히 짓밟아버리는 일을 한다.

부모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스스로 바보 같다고 되뇌이는 홀든의 독백이 너무 슬프다.


이런 꿈을 가진 홀든이었기에  부조리와 폭력이 가득한 학교라는 곳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니 공부도 안중에 없고 당연히 낙제할 수밖에.

다른 각도로 보자면 홀든의 꿈은 부와 성공이 아니라

스스로 루저가 되겠다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홀든이 아버지처럼 변호사가 되겠다던지 

형처럼 작가가 되겠다던지 하는 꿈이었다면

학교라는 사회에 적응해서 그냥저냥 살아갔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었던 홀든은 

기숙사에서 아이가 떨어졌는데도 거들떠보지 않는 

학교라는 곳에 더 이상 남아 있을 수 없었을 테다. 


어쩌면 지금도 수많은 홀든이 있을 지 모를 일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은 꿈을 가진 홀든들 말이다.

그런 홀든에게 부와 성공만을 강요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홀든의 독백을 끝까지 들어보니 왜 이 책이 금서로 지정되었는지 알만하다.

기성 세대는 홀든처럼 생각하고 고민하는 학생이 많아지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호밑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어 하는 모든 홀든을 마음 속으로 응원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10-27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27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