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로 세상을 열다 - 한글 점자 만든 박두성 우리 인물 이야기 9
이미경 지음, 권정선 그림 / 우리교육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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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맹정음을 만든 박두성을 아시나요?
훈맹정음? 훈민정음을 잘못 표기한 게 아닐까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훈맹정음 맞습니다. 맹인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그 훈맹정음을 만든 분이 바로 박두성 선생님입니다.


저도 박두성이 누군지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를 보기 전까진 전혀 몰랐습니다.
국어 교과서에 박두성에 대한 글이 짤막하게 실려 있는 바람에 도서실 가서 관련 책을 찾아보게 되었죠.
이 책을 참고로 하여 교과서 글이 만들어진 거였어요. 


책을 다 읽고나서 훈민정음을 만든 세종만큼이나 박두성 선생님 또한 위대한 분이란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어린이들이 세종을 아는 것만큼 박두성 이라는 이름 세 글자도 가슴에 잘 새겨두고 기억했으면 합니다.


이야기의 형식은 한 아이가 점점 시력이 약해져 점자를 배우게 되면서
박두성이란 인물을 알게 되는 걸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바로 저자의 가정사를 녹아낸 거라고 합니다.


박두성은 일제 강점기 때, 강화도 근처 교동섬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석모도까지는 가봤는데 교동섬은 처음 들었어요. 섬 출신이더라고요. 
장남이었던 그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본에 일하러 갔다가 눈병을 앓기도 하였답니다.
눈병 때문에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그는 맹아학교 교사가 됩니다. 
이유는 가족을 먹여 살릴 만한 월급이 나온다고 근무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나중에 회고하죠. 
맹아를 처음 본 날, 그는 엄청난 충격에 휩싸이게 됩니다.
맹인들이 눈만 먼 게 아니라 글을 읽지 못 해 영혼까지 멀어 있었던 거예요.
그들이 영혼의 눈을 뜰 수 있게 그 때부터 맹인들을 위한 점자 개발을 시작하게 됩니다.
위기도 많았어요. 한글 점자 개발에만 매달리는 박두성과 자녀 4남매를 남겨둔 채 아내가 집을 나가기도 하였답니다. 
하지만 둘째 번 아내인 김경내는 평생 동안 남편 박두성을 위해 혼신의 내조를 한답니다.
아내 또한 정말 멋진 분이시더군요. 
신학문을 배운 신여성인데도 바느질이며 음식 솜씨가 좋았다고 하네요. 
박두성이 중풍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할 때 남편을 위해 손수 침도 놓고 하셨어요. 
전 김경내의 오라버니가 더 대단한 것 같아요.
액면 그대로 홀아비에 보잘 것 없는 박두성한테 금쪽 같은 자기 여동생을 시집 보냈으니 말이에요.
박두성이 큰 인물이 될 거란 걸 알았던 거지요.
박두성, 김경내, 그녀의 오라버니 모두 기독교 신자인데
기독교의 진리인 " 사랑"을 몸소 실천한 분들이라고 생각됩니다.


본인이 맹인도 아니면서 눈이 안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영혼마저 멀어가는 맹인을 보며
그들을 위한 점자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한 박두성 선생님.
그분 덕분에 맹인들은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가끔 한 사람의 힘이 정말 크다는 것을 느끼곤 하는데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박두성이란 한 사람이 해낸 일, 그건 정말 위대하고 가치로운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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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7 0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27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