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린 책을 소개해 본다.

요즘 국어 시간에 일의 순서와 흐름에 따라 내용 간추리기 공부를 하고 있다.

거기에 알맞은 책이 실려 있는데 둘 다 참 좋은 책이라 꼭 원작을 보길 권하며 간략하게 소개해 본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이 책 읽어본 사람? 하고 물어보니 2/3가 손을 든다.

이만큼 아주 유명한 책이다.

아직 안 읽어본 초3이 있다면 지금 당장 읽어보면 좋겠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의 그 가슴 떨림을 기억한다.

아이들 책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던 때니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이다.

와! 이런 위풍당당한 공주도 있구나 싶었다.

게다가 마지막에 왕자와 헤어지는 장면은 엄청 통쾌했다.

기존의 왕자와 공주가 나오는 그림책이나 동화와는 완전 달라서 더 좋다.

그야말로 혁신이었다.

공주가 잡혀간 왕자를 구하러 가는 설정이라든지

목숨을 걸고 자신을 구하러 온 엘리자베스 공주를 향해

더러운 매무새를 탓하며 옷부터 갈아입으라고 말하는 로널드 왕자를 보며

"겉만 번지르한 빈 껍데기"라고 통쾌하게 한 방 날리는 엘리자베스 공주를 보면 속이 후련해진다.

여자의 외모만 밝히는 남자는 당해도 싸다 싶어 감정이입이 저절로 된다.

 

이 그림책 가지고 1학년 아이들과 학부모 참관 수업을 했던 추억도 떠오른다.

아이가 들어갈 만큼 커다란 종이 봉지를 직접 제작하여 역할극을 했더랬는데 

한 여자 아이가 얼마나 실감 나게 잘했던지....

엘리자베스 공주를 빼닮은 아주 용감한 아이였다. 

 

엘리자베스의 용기와 지혜, 게다가 탁월한 분별력까지 엿볼 수 있는 멋진 그림책이다.

무엇보다 기존에 나와있던 공주 왕자 시리즈와는 달리

수동적인 여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데서 그 의미가 크다.

"왕자와 공주가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나지 않는 동화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귀한 책이기도 하다.

 

오늘 다시 읽어보니

용이 자신을 찾아온 공주를 향해

자신은 공주를 좋아하긴 하지만 오늘은 배가 불러서 먹고 싶지 않다며 내일 다시 오라는 장면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은 자신의 배가 부르면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는다는 걸 여기서도 각인시켜 주고 있는 셈이다.

 

다음에는 이 그림책이 나온다.

예전에 1학년 교과서에도 실려 있었는데...

이 그림책도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해치와 괴물 사 형제가 한 판 승부를 벌이는 장면은 언제 읽어도 흥미진진하다.

경복궁 앞을 지키고 있는 해치의 유래에 대해서도 알게 되어 상식도 쌓이게 된다.

괴물이라고 하지만 어딘지 익살스러운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는 그림책이다.


 

 

 


 

 

두 작품 모두 원문이 교과서에 그대로 실려 있어 다행이다 싶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정말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는 것처럼

우리 마음도 책과 더불어 여물어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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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2 16: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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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2 16: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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