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이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조선 독립을 위해 수많은 사람이 죽어갔건만
이 나라가 과연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백성의 삶은 그때보다 좀 나아졌는지 조상들이 물어본다면
자신있게 "네 " 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광복 70주년 즈음하여
때마침 개봉한 영화 <암살>이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어제 조사해 보니 관객수가 700만이 넘어섰다고 한다.
부디 가족이 함께 보고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봤음 좋겠다.
어찌 보면 이 나라의 현재가
이렇게 아득한 것은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하고
지금껏 끌려오고 있기 때문은 아닐런지....
역사에서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만약
그 때 반민특위가 성공하여 일제의 앞잡이, 밀정들을 발본색출하여 처단하였다면
지금처럼 사회 전반에 썩은 내가 진동하진 않았을텐데.
수퍼남매와 함께 보러갔다.
둘째는 좀 어려울 수 있지만 같이 가겠다고 하여 함께했다.
(런닝 타임 139분이다)
오랜만에 셋이 간 듯 하다.
아이가 자라다보니 이런 재미도 생긴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는 법.
영화의 80% 이상을 전지현 씨가 주도한다고 하였는데
난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정우 씨가 맡은 역할, 애들 말로 짱 멋지다!!!
여주인공의 여전히 딱딱 끊고 메마른 듯한 목소리는 귀에 거슬렸지만
액션신은 멋졌다. 연기력도 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고 말이다.
무엇보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암울했던 일제 시대여서 더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영화를 통해 "김원봉"이라는 인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친절한 블로거가 올린 자료를 보니
김구 선생과 더불어 독립 운동을 전개하였지만
월북 이력 때문에 그동안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던 인물이란다.
조승우 씨가 그 역할을 해서 안성마춤이지 않았나 싶다.
목숨 걸고 독립 운동을 했지만
사상이나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숨겨진 인물이 얼마나 많을지 짐작이 간다.
제대로 된 국사 교과서가 있어야 할 이유이다.
내가 배웠던 국사 교과서에서도 "김원봉"이란 이름은 없었다.
반대로
영화 속 인물 강인국처럼 뼛속까지 친일이었으나
대대손손 부귀를 누리고
세월이 흘러 독립 투사로 둔갑한 인물도 있으니 말이 안 나온다.
그때 친일파를 처단하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게 정말 원통할 따름이다.
참 어처구니 없는 나라이다.
이점이 독일과 다른 점이다.
독일은 나치와 나치를 도와준 사람까지 처단한 결과
지금과 같이 정의롭고 깨끗한 나라가 되지 않았는가!
밀정을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은
세 명의 암살자와
그들을 위험해 빠뜨리는 밀정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가 참 슬프면서도 흥미진진했다.
반전도 몇 군 데 있어서 흥미롭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 버리면 스포일러가 되어버리니 이 정도로만....
슬프다는 뜻은
이게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 역사적 사실이어서이다.
독립군을 몰래 일러바쳐 자신의 잇속을 차리던 이가 실재했으니 참 서글프다.
그것이 미개한 조선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자신을 합리화하기 까지 하니
오장 육부가 뒤틀린다.
영화를 보고난 딸이 그런다.
" 일본은 미안했다. 잘못했다, 사과하면 되지 왜 그걸 안하는 걸까?"
어디 일본 뿐인가!
친일파도 그렇고, 정치인도 그렇고, 기업인도 그렇고, 교장도 그렇고, 종교 지도자도 마찬가지이다.
잘못은 저질러 놓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고, 정당화시키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한 나라다.
폭염이 계속 되는데
들려오는 소식마다 열 받는 소식 뿐이다.
영화 보는 시간만큼은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초등 고학년 이상 자녀를 가진 분들은 온가족이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눴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