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털도사 - 청년사 만화 작품선 05
이두호 지음 / 청년사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3학년 1학기 국어-나 교과서에 <머털도사>만화영화가 나옵니다. 요즘 교과서가 우리 때와 참 달라졌죠? 우리 때는 만화= 불량 이라는 공식이 성립했는데 만화가 버젓이 교과서에 실리다니 말이에요. 아이들 절반 정도가 만화영화 <머털도사>를 알고 있더라구요. 무슨 내용인지 설명해 보라고 하니 스르륵 손을 다 내립니다. 안 보고 설명할 수 있어야 진짜 아는 것인데 아이들은 본 것만 가지고도 마치 아는 걸로 착각하곤 하죠.  만화책으로도 나와 있는데 본 적 있냐고 물어보니 한 명도 없더라구요. 학교 도서실에 연락해 보니 안타깝게 도서실에도 책이 없더라구요. 하는 수 없이 우리 집에 있는 책을 가져가 내일 보여줘야 할 듯해요. 사서 선생님이 수서하려고 알아보니 이두호 작가가 그린 <머털도사>가 글쎄 절판이 되어 있더라네요. 저도 알아보니 중고 가격이 어마어마 올랐네요. 놀랐습니다. 잘 간직하고 있어야겠어요. 


  이두호 작가의 <머털도사>는 만화를 좋아하는 남편 덕분에 알게 되었죠.  오래 전에 읽어서 내용이 가물가물해 퇴근하고 다시 읽어봤어요. 역시 재미나네요. 권전징악도 뚜렷하구요. 아이들이 좋아할 듯해요. 교과서에는 만화영화의 몇 장면이 나옵니다.  인물의 표정과 몸짓의 의미를 보면서 내용을 파악해 보는 공부입니다. 이어 20여 분 정도 되는 동영상을 감상하였어요. 내일은 줄거리를 파악하고, 인물의 표정과 몸짓이 지니는 의미를 살펴보려고 해요. 그것만 하고 넘어가기에는 어쩐지 좀 아쉬워  더 궁금하면 만화<머털도사>를  읽어보라고 아이들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었는데 절판이 되어버렸네요. 


  만화 이야기가 나와서 말입니다. 공공도서관이나 학교 도서실에 가면 대부분의 아이가 학습만화를 펼쳐 놓고 정신 없이 보고 있습니다.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괜찮은 만화라면 상관 없겠는데 그렇지 않은 것도 정말 많거든요. 그런데 대부분 아이들이 읽고 있는 만화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만화라서 참 안타까워요.  만화 <머털도사>는 만화 중에도 괜찮은 만화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에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학습만화에 고정되어버린 아이의 안목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담는 형식이 만화냐 동화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좋은 내용이냐 그렇지 않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화 중에도 <머털도사> <땡땡이의 모험> <페르세 폴리스>처럼 좋은 만화가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고 부디 잘 선택해서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머털이는 10년 째 누더기 도사의 제자로서 수행을 받고 있어요. 말이 제자지 10년 동안 밥하고 빨래하고 설거지에다 누더기 도사 뒤치닥거리까지.... 제자가 아니라 하인 수준이죠. 10년  수행 동안 할 수 있는 도술이란 머리카락을 곤두세우는 일 뿐... 이러니 신세한탄이 절로 납니다.  어느 날, 누더기 도사는 귀한 손님이 찾아올 거라며 방을 엉망으로 만들라는 이상야릇한 말을 합니다. 도사의 말대로 귀한 손님이 찾아오고 꾀죄죄한 누더기 도사의 모습과 엉망진창인 방을 본 청년은 제자가 되길 포기하고 되돌아 섭니다. 잘생긴 청년은 그 길로 누더기 도사의 맞수인 왕질악 도사의 제자가 됩니다. 


  왕질악 도사는 독재자처 백성을 부리는 사람이고,  그의 제자가 된 꺽꿀이는 스승보다 더한 야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왕질악은 누더기 도사가 다스리는 마을을 싹 쓸어버리고 누더기 마을 사람을 자신의 노예로 삼고 싶어 합니다. 하여 머털이와 꺽꿀이의 대련을 마련합니다. 이에 머털도사는 절대 꺽꿀이를 이겨서는 안 된다고 머털이에게 신신당부 합니다. 머리카락 세우는 것밖에 못하는 머털이는 자신이 무슨 재주로 꺽꿀이를 이기겠냐고 볼멘소리를 하죠. 이에 누더기 도사는 이미 머털이가 머리카락을 세울 때 모든 도술을 할 수 있었음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절대로 왕질악 앞에서 도술을 부려서는 안 된다고 머털에게 누누히 강조합니다. 머털이의 머리카락에서 도술이 나온다는 게 밝혀지는 날, 누더기 도사도 머털이도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머털이는 대련 중, 그만 도술을 부리게 되고,  그 즉시 왕질악 도사는 불벼락을 날려 머털이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홀라당 태워 버립니다. 이를 본 누더기 도사는 머털이의 목숨만은 살려달라 간청하지만 포악한 왕질악은 누더기 도사를 죽이고 맙니다. 심한 화상을 입은데다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에 스승을 잃어버린 머털이는 왕질악 손에 이끌려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누더기와 머털이를 한꺼번에 해치운 왕질악과 꺽꿀이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누더기 마을 사람을 노예처럼 부립니다. 이대로 악이 판치는 세상을 두고봐야만 하는 걸까요? 머털이의 도력은 언제 회복되는 걸까요?

 

  흉측하게 변해버린 머털이의 몰골을 보니 정말 가엾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기에 왜 스승님의 말을 듣지 않고 객기를 부려 스승님도 돌아가시게 하고, 자신도 그렇게 괴물이 되게 했냔 말이죠.  거기서 끝난 게 아니라 누더기  마을 사람들 모두 왕질악의 노예가 되어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말이죠. 머털이가 꺽꿀이와 대련할 때, 계속 지기만 하는 자신을 마을 사람들이 조롱하자 그만 성질을 부리고 만 거죠.  " 이 봐, 나도 이렇게 도술을 부릴 수 있다고?" 그렇게 자신을 내세우는 순간, 소중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스승님, 자신의 머리카락, 얼굴, 도술, 그리고 마을 사람들 모두를 말이죠.

 

  조롱과 멸시를 참기는 정말 힘들죠. 자신이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는데 그런 대우를 받으면 더 참기가 힘들죠. 엄청난 인내심 아니고는 거의 불가능하죠.  대부분 이 정도의 조롱을 받으면, 머털이처럼 두 주먹 불끈 쥐고 자신을 비웃는 사람과 세상을 향해 외치게 되죠 " 나 이렇게 힘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이란 말이야! 무시하지 말라고"  라고 말이에요. 그러고 나면 후련해 질까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게 되는 걸까요?  더 큰 것을 얻기 위해서는, 아니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끝까지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머털이 이야기를 통해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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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1 13: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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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3 2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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