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빗소리가 정말 아름답더군요.
이런 날은 늘어지게 늦잠 자는 게 작은 행복이죠.
주섬주섬 일어나 늦은 아침을 준비해서 가족을 먹이고
카페 나들이를 준비했어요.
나가기 귀찮아 하는 부자는 집에 있고
딸과 함께 갔어요.
얼마 전 발견한 핸드 드립 3000원 카페가 목적지였죠.
손님이 아무도 없더군요. 지하는 너무 컴컴해서 1층에 자리를 잡고 앉아 주문을 했어요.
딸은 블루베리가 들어간 이상한 이름의 주스 종류를 시키고(이름 까먹음)
전 핸드 드립으로 에티오피아 하라를 주문했어요.
하라는 좀 신 맛이 강하네요. 지난 번 마셨던 예가 체프보다 말이에요.
향기는 아주 좋았어요. 워낙 원두 종류가 여러 가지라 이것저것 먹어보는 중이에요.
카페에 앉아 있으니 커피 내리는 향기가 정말 좋더군요.
사장님이 계셨더라면
" 혹시 융 드립도 하세요?" 라고 물어봤을 텐데 말이죠.
얼마 전 케이블에서 제주도에 유명한 융 드립 다방 소개를 하였는데
그걸 보고나서 융 드립 커피의 맛이 정말 궁금해졌거든요.
그 다방의 융 드립 커피 맛 보러 제주도에 가야하는데......
당분간 여행은 안 될 말이죠.
케이블에 소개되어 제주도 ㅍ 다방 유명세가 대단해졌을 듯해요.
몇 시간 대기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배경 음악이 우리가 집에서 늘 듣던 올드 팝송이라 정겨웠어요.
딸은 과학 공부를 하고(7월 초가 기말 고사라서)
전 가져온 청소년 소설을 펼쳤어요.

카페에서 읽기에 좋겠다 싶어 챙겨왔지요.
책표지가 굉장히 강렬하죠?
원래 목표는 끝까지 다 읽고 오는 건데
한 시간쯤 지나자 다른 손님이 하나둘 와서
분위기가 시끌해져 카페를 나왔어요.
직업이 교사라서 그런지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가 끌리곤 합니다.
<로빈의 붉은 실내>는 성적 지상주의로 치닫는 고등학교에서 이에 맞서는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마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같아 보였어요.
왕따 이야기도 나오고, 엘리트 지상주의를 주창하는 신임교장 이야기도 나오고,
뭐하나 두드러지게 잘하는 게 없어 고민인 아이 이야기도 나오고 말이죠.
요즘 우리 아이들이 겪는 고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적, 왕따, 진로등등.
"로빈"은 책 속 주인공이 닮고 싶어하는 블로거의 닉네임이에요.
주인공은 학교 방송반 박수리인데 어느 날 로빈이 올린 글을 보고 반하게 됩니다.
수리가 로빈의 글을 포스팅해 오고, 그 포스팅 덕분에 로빈은 아이들 사이에 유명 인사가 되어버리죠.
정작 박수리는 학교에서 은따인데 말이죠. 여기에 슬픈 사연이 있어요.
86쪽까지 읽는데 2번 정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나와 놀랐어요.
말해 버리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여기까지만.
아무튼 오랜만에 비가 많이 와서 해갈이 되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