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 너무 더워 드디어 오늘 5교시에 행정실에 연락을 했어요. 에어컨 좀 틀어달라구요.

저희 교실은 남향이라서 겨울은 따뜻해서 좋았는데

여름이 되니 완전 한증막이 되어버리네요. 역시 장단점이 다 있나 봅니다. 

게다가 인조잔디에서 올라오는 열기까지 더해져(전 인조잔디 반대입니다. 아이들 건강에 안 좋아요)

교실 온도가 30도를 완전 넘어가요. 제가 더위를 별로 안 타는 편인데..... 진짜 덥더라구요.


해마다 더우면 난리 나는 아이가 교실에 꼭 있어요. 유난히 더위에 약해서 짜증 폭발이 나는 아이죠. 

그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교실을 시원하게 해야 해요. 

교실을 시원하게 해 주고 미술을 해야 하겠다 싶어 연락을 했더니

실장님이 얼른 가동을 시켜줬어요.

그런데 심하게 냄새가 나고(필터 청소 했는데도)

몇 십 분 틀었더니 머리가 지끈거려 정지 했답니다.

전 역시 에어컨 체질이 아니에요.

그 몇 십 분 튼 것 때문에 집에 오니 콧물이 줄줄 나네요. 


하교지도 후에 어떻게 하면 냄새가 안 날까 궁리하던 차에

어떤 선생님이 몸에 좋은 미생물을 물에 희석시켜 분사하면 낫다고 해서

그걸 얻어와 에어컨에 뿌리고 에어컨 가동을 시킨 후, 도서실로 자리를 피했어요. 

도저히 머리가 지끈거려 교실에 대기할 수가 없더라구요.

아이들 없을 때 냄새를 제거해 놔야 꼭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가동이 될 듯해서요.


도서실에 와서 사서선생님한테 맛있는 원두 커피 한 잔 얻어마시고,

시간 보내느라 그림책을 골라 읽었어요. 머리가 아파서 글밥 많은 책은 눈에 안 들어오더라구요.

도서실이 가까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제가 고른 책은 보림에서 나온 <나무들의 밤>이에요. 여러 번 소개했죠. 이 책 걸작이거든요.


 <나무들의 밤>을 새로 주문했는데 없어졌던 초판 책이 돌아왔다고 하네요. 다행이죠.

누군가 몰래 갖다 놨나 봅니다. 비싼 책인데 돌아와서 천만다행이에요.

새로 재판 된 <나무들의 밤>은 초판과 좀 달라진 느낌이 들었어요.

전 재판본이 훨씬 좋네요. 더워서 그런지 청록색이 시원해 보여요.

두 그림책을 한꺼번에 보면 비교가 더 쉬울 텐데..... 아쉬워요. 


지난 번 파주 보림 책방에 갔을 때 이 책을 사고 싶었는데 못 샀더랬죠. 내내 눈에 밟혔어요.

초판이 나왔을 때부터 사고 싶었는데 워낙 가격이 비싸서 질러지지 않더라구요.

도서실에서 읽고나니 결심이 섰어요.

' 그래, 결심했어! 지르는 거야.'

뒷표지를 보니 이 책도 한정판이더라구요. 책에 고유 번호가 적혀 있더라구요.  1000권만 발매한 듯해요. 

우리 도서실에 있는 책 번호는 0776번이에요.

절판되기 전에 저질러야겠어요.

이런 책은 소장 가치가 충분하죠. 대신 외식 값을 아껴야죠. 뭐!

마음 바뀌기 전에 얼른 장바구니로 쏘옥~~


<나무들의 밤>덕분에 지끈거리던 머리가 많이 나았어요.

교실에 와보니 아까 나던 이상야릇한 냄새도 안 나고 말이죠.


많이 가물다고 하는데

비가 많이 내렸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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