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 - 지구촌 평화 그림책 내인생의책 그림책 53
오진희 글, 김재홍 그림 / 내인생의책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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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이 무엇일까? "

물어보면 어떤 대답을 할까?

어떤 아이는 비행기, 어떤 아이는 원자 폭탄, 어떤 아이는 엄마라고 대답할 지도 모른다.

이 그림책은 아이가 힘이 세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글 작가는

" 아이에게 언제나 최고가 될 것을 가르치는 부모님과 선생님들 

최고가 되려고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드립니다." 라고 밝히고 있다.

그림책을 여러 번 찬찬히 읽으면서 힘이 세다는 것, 최고가 된다는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좋을 듯하다. 

힘이 세다는 것과 최고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면 

자라서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향해 갑질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아이가 이 그림책을 통해 힘셈과 최고의 참의미를 깨닫기 바랄 뿐이다.


그림작가는 <영이의 비닐 우산>을 그린 김재홍 작가이다.

김재홍 작가만의 묵직함이 묻어나오는 그림이 묵직한 주제와 잘 어울린다. 

다양한 면분할은 다소 어두울 수 있는 분위기를 전환시켜 주는 양념 역할을 한다.

언제 봐도 김재홍 작가의 나무 그림은 감탄스럽기 그지 없다.

(나무 그림은 후반부에 나온다.)


겉표지는 굉장히 평화로워 보인다.

커다란 나무 아래, 어떤 아이가 트럼펫을 불고 있고, 주변에 꽃이 만발, 나비가 나폴거리고 있다.

부제가 "지구 평화 그림책"이듯 작가는

지구촌이 지금 이 모습처럼 어디서나 평화롭기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장면을 그렸을 것이라 여겨진다.

평화로운 세상을 꿈 꾸며 최고가 되고 싶었던 "먼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이름도 없는 작은 티끌, 먼지가 있었다.

우리가 그러하듯 먼지도 뭔가 의미 있고 훌륭한 것이 되고 싶었다.


어느 날, 바람이 먼지를 어디론가 이끌고 갔다.

어쩐지 바람의 모습이 순수해 보이지 않아 보인다.

힘센 것이 되고 싶다는 먼지를 꼬드겨 뭘 하려는 걸까!


바람에 이끌려 산골짜기에 온 먼지는 힘센 것이 되기 위해 오랜 시간을 참고 기다린다.

그렇게 먼지는 단단해져갔다.

흙이 된 먼지는 또 기다린다. 힘이 세진다고 하니 지루하고 힘들어도 참아낸다.

오랜 기다림 끝에 급기야 뭔가에 담겨져 뜨거운 것으로 들어간 먼지는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다.

세상을 지배할 강철 무기가 된 것이다.

의미 있고 훌륭한 것이 된 게 맞을까!

얼마 후, 강철 무기가 된 먼지는 모래 바람이 부는 사막으로 갔다.

사람들이 자신을 피하고 두려워 하는 모습이 보인다. 


먼지는 의미 있고 훌륭한 일을 하고 싶었고 이제 무엇보다 힘이 세졌다. 힘을 이용해 닥치는 대로 세상을 부수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면 그래야 된다고 지배자가 말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의 표정이 고통스러워 보이지?

강철 무기를 향해 어린이들이 돌멩이를 던지기 시작한다. 먼지는 혼란스럽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그날 밤, 꿈에서 돌멩이와 대화를 나눈다. 

"너는 힘센 것이 되려는 욕심에 네 진짜 마음과 생각을 잊어버린 멍청한 쇳덩이일 뿐이야"

꿈에서 돌멩이와 나눈 대화로 먼지는 혼란스럽다. 그리고 "생각"이란 걸 하게 된다.

계속되는 전쟁에 사막은 페허가 되어가고 사람들은 가족을 잃은 채 만신창이가 되어가며 먼지 또한 지쳐간다.

전에는 지배자가 시키는 대로 복종하여 건물을 부수고 사람을 죽이는 강철무기였지만

생각이라는 걸 하기 시작하니 사람들의 고통이 보이기 시작한다.

'난 그저 의미 있고 훌륭한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먼지의 고뇌가 느껴지는 명장면이다.


자! 이제 먼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돌멩이의 지적처럼  지배자의 명령에 복종하며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멍청한 쇳덩이로 남아 있을 것인가

아님 자신의 생각과 의지대로 지배자에게 저항할 것인가?

부디 먼지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길 바랄 뿐이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그림책은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나와는 상관 없는 일처럼 느껴질 지 몰라도

작가의 후기에 보면 3개 나라 중 1개 나라가 전쟁 중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도 굳이 나라 간의 전쟁이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전쟁이 쉼없이 벌어진다.

모두가 "최고"와  "힘셈"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마지막 부분에 바람이 다시 등장한다.

먼지는 되묻는다.

"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은 무엇인가요?"

바람이 대답한다.

" 내가 세상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니까 가장 힘센 것은 사랑하는 마음이더라. 서로 사랑하는 마음 말이야.

훌륭한 일이란 사랑하는 마음을 이쪽 시작에서 저쪽 끝까지 전하는 일일 거야.

사랑하는 마음이 되려면 용기가 필요해.

용기란 힘이 센 것이 아니라, 아무리 작아도 내 생각과 마음을 잃지 않는 거야"

라고 알려준다.

바람의 깨달음을 우리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덮으면서 깨달을 수 있을까!

적어도 최고가 된다는 것이 약자를 지배하고 착취한다는 의미가 결코 아님을 기억해줬음 좋겠다.


마지막 결론 부분-가장 힘센 것은 사랑이더라-이 약간 도식적인 게 느껴지긴 하지만 

뚜렷한 주제와 멋진 그림이 충분히 상쇄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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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0 07: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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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0 16: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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