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1학년 선생님 사로잡기 두근두근 1학년 시리즈
송언 글, 서현 그림 / 사계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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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 작가의 새 그림책이 나왔다.

아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송언 작가는 우리 학교 아이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작가 1위를 차지하였다.

2위하고 득표수에서 월등히 앞섰다.

송언 작가 프로필을 다시 보니 63년생이신데 본인을 150살 먹었다고 뻥치는 아주 재밌는 이야기꾼이다.

하마터면 나도 속아넘어갈 뻔했다.

만나뵌 적이 있는데 진짜 산신령님 같은 호호백발이셔서 솔직히 63년생이 써져 있어 깜짝 놀랐다.

올해는 우리 학교 아이들의 소망인 송언 작가와의 만남이 성사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그림은 <눈물바다>의 저자 서현 작가라 두 작가의 조합이 정말 환상이다.



이 그림책은 초등학교 1학년을 위한 책이다. 그렇다고 꼭 1학년만 보라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2권이 세트인데 내가 읽은 책은 <선생님 사로잡기>편이다.

친구 사로잡기, 애인 사로잡기가 아니라 선생님 사로잡기라? 제목이 솔깃하다.

표지 아이가 우리 반 @@를 정말 닮아서 완전 반가웠다.

개학하면 우리반 꼬맹이들에게 읽어줘야겠다. 우리 반 아이들 송언 작가 팬인데...

한 권은 대출 중이라 가져오지 못했다.


신입생 뿐 아니라 모든 아이가 해마다 새교실에 갈 때 마음이 두근두근할 것이다.

그건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송언 작가는 초등학교에서 20년 이상 근무하셔서 아이들의 이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을 것이다.

게다가 이제 유치원을 벗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더 두려움이 심할 것이다.

학교 생활에 첫걸음을 내딛는 아이는 모든 것이 두렵고 낯설고 어설프고 힘들 수 있다.

주인공 윤하도 마찬가지였다.

설레고 두려운 마음으로 학교를 깡충깡충 뛰어갔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은 너무나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이었다.

호랑이 선생님은 도사처럼 누가 사랑 받는 아이인지 미움 받는 아이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며

" 어떻게 하면 사랑 받는 아이가 될 수 있을까? 오늘 집에 가서 곰곰이 생각해 오너라"는 이상한 숙제를 내 주신다.


집에 온 윤하는 할머니에게 선생님께 사랑받는 아이가 되는 방법을 물어본다.

할머니는 " 귀 쫑긋, 눈 말똥, 입 쌩긋" 하면 된다고 가르쳐준다.


다음 날 학교에 간 윤하는 할머니가 가르쳐준 대로 매시간 귀 쫑긋, 눈 말똥, 입 쌩긋한다.

이에 호랑이 선생님은 윤하에게 

" 사람을 너무 똑바로 쳐다보는 거 아니다. 

공부하다가 쌩긋쌩긋 웃는 것도 실없어 보이는구나" 라고 말하신다.

선생님의 말씀에 윤하의 마음은 "쿵" 내려앉는다.


실망한 윤하가 이번에는 아빠에게 사랑받는 아이가 되는 방법을 물어본다.

아빠는 " 당당하게"라고 대답해준다.

아빠가 가르쳐준 대로 하면 선생님을 사로잡아 사랑받는 윤하가 될 수 있을까!


송언 작가의 유머 감각 넘치는 글과

서현 작가의 만화같으면서도 코믹한 그림이 환상 조합이다.


아이들 모두 공부 잘하고 싶듯이

아이들은 선생님에게도 사랑 받고 싶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놀고 싶을 거란 생각이 든다.

때로는 선생님을 사로잡는 방법을 몰라 윤하처럼 선생님의 말 한 마디에 마음이 쿵 내려 앉기도 하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나만의 개성, 상상력, 창의성을 발휘하여 선생님의 마음을 사로잡길 바란다.

호랑이 선생님은 부록에 아이 스스로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고 성격 유형별로 선생님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주 유용한 팁이 될 수 있겠다.


난 토끼형일까 강아지형일까 청개구리형일까 아님 두꺼비형일까? 

중요한 건 교실에는 이 모든 유형이 모여 산다는 것이고, 한가지 유형만 있다면 심심할 거라는 사실이다.

서로가 다를 뿐이지 어떤 것만 옳다고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내가 어떤 유형인 줄 안다면 그 다음에 어떻게 선생님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송 언 작가의 조언을 마음에 새겨보고 노력해보도록 하자.

그럼 분명히 새담임샘께 사랑받는 아이가 될 것이다. 진짜루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학부모에게 알려주는 송언 작가의 말씀이다.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라서 이 부분 읽을 때 속으로

"맞아 맞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어쩜 이리 잘 쓰셨을까!" 무릎을 탁 쳤다.

개인적으로 5년 내내 1학년 담임을 하면서 보람도 많았지만 학부모를 상대해야 하는 게 녹록하지 않았다.


전에는 학부모가 을이었다면 요즘엔 교사가 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사도 감정노동자라는 말이 교사들 사이에 공공연히 나온다.

그만큼 학부모 상대하기가 전보다 힘든 게 사실이다.

선생님 그림자는 밟지도 말라고 하던 시절도 있었고

" 선상님~ 때려서라도 사람 만들어 주시요잉~" 하던 학부모가 대부분이던 시대도 있었단다.

하지만 지금은 교직이 서비스직이란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예전 방식을 고집할 수는 없는 법.


이 시대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가장 힘든 것은 부모가 보는 아이와 교사가 보는 아이의 간극이 클 때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지 않는 점이다.

어제 읽었던 책 <14세와 타우타우씨>에서도 그런 경우가 나온다.

담임이 보기엔 이케지가 왕따 주동자인데

이케지 엄마는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개성 있는 아이라고 믿고 있다.

이와 같은 경우, 교사-학부모의 충돌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요즘은 이케지 엄마처럼 학부모가 교사와 학교를 이긴다.

중고등학교는 내신이나 생기부 때문에 좀 다르다고 하는데 

유치원, 초등학교는 학부모가 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일들 때문에

교사가 감정노동자가 되는 것이고

점점 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교사의 고민은 깊어가는 듯하다.


마지막 작가의 말처럼 

"내 아이의 장점만 보지 말고 단점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즉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사랑하면 됩니다."

이 말을 꼭 학부모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아이도 교사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교사도 아이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처럼

학부모는 교사를 신뢰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아이, 교사, 학부모가 이런 마음으로 새학년 새출발을 한다면

하루하루가 조금 더 즐거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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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6 14: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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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6 2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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