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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허쌤의 공책레시피 - 공부가 좋아지는 공책필기 시작하기! ㅣ 허쌤의 공책레시피
허승환 지음, 허예은 그림 / 테크빌교육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자신을 스스로 쌤이라 부르며 아이와 좀더 가까워지고자 노력하는 교사가 많아지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그런 교사 중의 한 명이라 생각한다.
책제목부터 허쌤이라고 본인을 지칭하니 말이다.
저자는 갑자기 만화가가 되기 위해 홈스쿨링을 선택한 딸로 인해 공책 정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홈스쿨링을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텐데 그 부분에서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멋진 아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공책 정리 비법이 모이다보니 이렇게 멋진 결과물이 나온 듯하다.
교사들 사이에는 벌써 허쌤의 공책 레시피가 많이 퍼져있다.
그 증거가 바로 수퍼남매의 공책이다.
확인한 바는 아니나 남매의 담임선생님 모두 허쌤의 연수나 입소문을 통해 공책 정리 비법을 들으신 듯하다.
책을 읽고나니 이런 이유로 인해 수퍼남매가 그런 식으로 공책 정리를 했었구나 역으로 이해가 되었다.
큰 아이는 지난 6 학년 일 년 내내 복습 공책을 썼었고 ,
작은 아이는 이번 3 학년 내내 복습공책을 쓰고 있는 중이다.
나 또한 공책 정리의 필요성은 동의하는 바이다.
그냥 듣고 그치는 것보다 스스로 써서 정리하는 게 훨씬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공책저리 레시피를 말하기 전에 왜 공부를 하는지부터 접근한다.
왜?
공책정리를 하는 이유가 자기 주도 학습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니까.
왜 공부를 하는지부터 스스로 정리가 되어 있다면
왜 공책 정리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게 될 거라고 여겨진다.
요즘 아이들이 한 줄 쓰는 것도 너무 싫어하고 힘들어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이 부분은 교사나 부모가 시간을 할애하여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이유를 찾지 못한 일은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해도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퍼남매와 1장을 함께 읽었는데 특히 퀴즈 부분을 재미있어 하였다.
예를 들어 이런 문제가 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길은 ? 세 글자인데 @@로 이다.
정답은? ( 스스로)
하나 더 보너스로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벌레는? 두 글자인데 @충 이다.
정답은? (대충)
아이는 모두 공부를 잘하고 싶어한다.
우리 1학년에게 물어봐도 다 공부를 잘하고 싶다고 대답하고
달님한테 소원을 빌 때도 공부 잘하게 해달라고 비는 아이도 있다. 이처럼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공책 정리를 잘해야 하는데 이 책은
공책정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을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저자가 실제 아이들과 해 온 것을 토대로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공책정리 방법의 실제에 들어가니 아이가 좀 따라하기 힘들지 않나 생각되는 부분이 나와 수퍼남매와 함께읽기를 멈추고 건너띄었다.
저자가 제시한 방법대로 제대로 하려면 과연 수업 시간 내지 쉬는 시간 내에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또 하나는 초등학생이 하기에 너무 힘든 방법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첫 째번 의문과 연관지어 학교에서 하지 못하면 그대로 숙제가 되는데 아이에게 너무 부담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학부모로서의 문제제기이고
둘 째번 의문은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할지라도 공책정리를 싫어하고 힘들어 하며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아이가 있었을텐데 어떻게 해결하였을까 하는 교사로서의 문제제기이다.
수퍼남매에게 솔직하게 물어봤다.
" 너희들은 공책 정리 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어?"
" 어차피 집에 오면 다까먹어서 생각 안나." 아들이 말했고
딸은 " 공책 정리가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책에서처럼 빽빽하게 쓰는 것은 너무 힘들고 도움이 잘 되지 않는다"라고 말해줬다.
저자의 말대로 공책 정리는 중고등학교에 갈수록 더 필요한 부분인데
딸 말로는 중학교에서는 쌤들이 거의 필기를 안 해주시고 받아 적는 아이도 극소수라 한다.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초등도 전에 비해 교과서가 정말 좋아져서 필기가 많이 준 것은 사실이지만
허쌤 같은 분이 공책 정리의 중요성을 주창해서 수업 마무리할 때 몇 줄이라도 써줄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공책 정리가 필요한 중학교가 이렇게 필기를 등한히 할 줄은 몰랐다.
이런 상황이니 초등 때 공책 정리를 익히지 않은 아이는 중학교에 올라가면 큰 낭패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중간, 기말 고사 준비하려고 하면 교과서나 공책에 써 놓은 게 하나도 없으니 공부가 막막해질 듯하다.
그래도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각 과목 쌤이 칠판 가득 필기를 해주셨는데 그러지 않는 실정이라고 하니
(큰 아이 다니는 학교 분위기만 그럴 수도 있으니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서도 다른 학교 실정은 모르니)
정말 아이 스스로 선생님의 핵심 설명을 기록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초등 때 훈련이 안 된 아이는 그냥 듣고만 있는 경우가 허다하겠다 싶다.
아무튼 이 책은 첫부분과 끝부분은 같은 초등교사로서 100%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고 아이에게도 읽어주고 싶은 부분이 꽤 있었다.
공책 정리 실제 부분은 아이가 따라하기 너무 힘든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을 조심스레 제시해 본다.
이런 식으로 공책 정리를 해 본 수퍼남매의 경험을 봤을 때
공책 정리가 그닥 행복하지 않았었나 보다.
하지만
이 책에 인용된 6학년 1학기 사회 교과서 "환경친화적인 삶"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우리 딸을 보건데
공책 정리는 분명 장기 기억으로 가는데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부모의 입장에서도 수퍼남매가 이런 쌤을 한 번 만나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독서에 관심을 가지고 있듯
교사마다 각각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장점이 있을텐데
다양한 교사를 만나는 것은 어찌 보면 자녀에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허쌤은 공책 정리의 레시피를 가진 분이니 그 반 아이들은 일 년 동안 공책 정리만큼은 확실히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고학년을 맡게 된다면
나도 분명 허쌤의 공책 레시피를 참고하여 공책 정리를 설명할 듯하지만 가능한 아이에게 부담을 덜 주는 방향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오답 공책의 필요성이다.
이 부분은 딸에게 필요할 듯하여 읽어줬다.
내년에 중간, 기말을 4회 봐야 하는 딸이 정말 알아두고 실천해야 할 중요한 레시피였다.
오답 공책은 시험 전날 그 빛을 발하는 법,
평소에 오답 공책을 잘 정리해 놓으면 시험 전 그것만 봐도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