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 - 도와주세요 꿈터 책바보 10
질 르위스 지음, 김지연 옮김 / 꿈터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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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한창 쓸개즙이 몸에 좋다고 사람들이 막 사들이던 때가 있었다. 쓸개즙을 많이 찾고 또 그만큼 잘 팔렸을 때는 동아시아나 중국에서는 불법으로 쓸개즙을 빼내고 유통하는 일도 빈번히 일어났다. '반달곰'이라는 책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사람들은 쓸개즙의 효능에만 관심 가지고 알고 싶어 할 뿐 쓸개즙이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추출하는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 까지만 해도 그런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책을 읽고 나서야 쓸개즙을 빼내서 파는 일은 정말 몹쓸 짓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인공인 탐은 동남아시아 숲속 깊은 곳에 있는 마을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숲을 개발한다고 그 주변지역을 통치하는 장군에게서 억지로 마을을 떠나겠다는 계약서를 쓰고 쫓겨난다. (훗날 그 숲은 허허벌판이 되고 나무는 전부 잘려나가게 된다.) 마을사람들은 장군이 만들어준 새 마을에 삶의 터전을 만들고 농사를 지으며 산다. 이제 막 이곳에 터를 잡았다고 생각했던 탐의 가족들. 하지만 가장이었던 탐의 아버지가 농사를 하던 도중 밭에 숨겨져 있던 폭탄을 건드려 폭탄이 폭발해 사망한다. 남겨진 어머니와 동생들을 위해 탐은 도시로 일하러 나간다. 탐이 일하게 된 곳은 불법으로 쓸개즙을 추출해 파는 공장이었다. 공장의 모습은 우리 안에 여러 마리의 곰들이 갇혀있고 바닥은 곰들의 배설물과 온갖 오물로 더러운 상태다. 탐이 하는 일은 공장의 바닥을 청소하고 곰들에게 먹이를 주는 일이었다. 먹이도 쓸개즙을 빼내기 전에만 준다. 그전에는 물도 한 모금 주지 않고 먹이는 일절 없다. 그렇게 잡혀 사는 곰들이 너무 불쌍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기 곰 숙디가 공장으로 오게 된다. 탐은 그 어린 곰이 이렇게 위험한 곳에 온 것이 불쌍해서 숙디를 잘 돌봐준다. 그로 인해 우리 안의 다른 곰들과도 더 친해진다. 한편, 공장의 주인이고 곰들의 주인인 '박사님'은 쓸개즙 공장의 단골인 '장군'이 딸의 병을 고치려고 숙디의 쓸개즙을 필요로 하자 결국 어린 반달곰 숙디의 쓸개즙을 빼낸다. 어떤 날은 쓸개를 찾지 못해서 숙디의 배를 20바늘이나 찌른다. 그 장면에서 숙디가 너무 불쌍해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쓸개즙을 여러 번 추출한 뒤로 숙디의 건강은 갈수록 악화된다. 숙디는 털이 숭덩숭덩 빠지고 눈은 초점을 잃어간다.

 

 

  아무리 돈이 좋고 건강이 제일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그런 잔인한 일을 할 수가 있는지 화가 났다. 다 큰 커다란 곰도 아니고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어린 곰을 말이다. 쓸개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이 검증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무자비하게 곰들을 학대하다니. 이건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나로서는 정말 참을 수 없는 짓이다. 숙디의 절규가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았다. 책을 읽고 숙디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을 해 보았다. 얼마나 숲이 그리웠을까. 얼마나 간절히 도움의 손길을 바랬을까. 사람의 잔인함 때문에 아픈 것은 곰들뿐만이 아니다.

 

  최근 인터넷 상에 떠돌아 다녔던 모피코트를 만드는 영상을 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모피코트를 여우나 라쿤 등의 털로 만드는 줄 알았지만 하프물범이라는 동물의 털로 만드는 것도 있었다. 하프물범은 어릴 때는 온몸이 털로 덮여져 있다가 자라면서 그 털이 점점 비늘로 변하는 동물이다. 사냥꾼들은 다 큰 하프물범은 온 몸이 비늘이니까 어린 물범을 잡는다. 그 동영상에는 사냥부터 털 손질까지 다 나와 있었는데 너무 잔인해서 끝까지 보지 못했다. 어린 하프물범의 하얀 털에 붉은 피가 번지고 엄마 하프물범은 옆에서 울고……. 사냥꾼들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어린 하프물범들의 피와 눈알 그리고 뼈만 남았다. 사냥꾼들이 살까지 다 발라내 가져간 것이다. 그런 하프물범 시체들이 수십 구가 있다. 정말 끔찍하다. 도대체 인간은 정말 얼마나 더 많은 생물을 멸종 시켜야 만족하는 걸까. 저렇게 굳이 하프물범의 가죽을 벗기지 않아도 코트를 만들 수 있는데, 반달곰들의 쓸개를 찔러 피를 흘리게 하지 않아도 다른 방법으로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인간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고 다른 길을 모색하면 다른 동물들과 상생할 수 있다. 인간인 우리가 조금만 욕심을 버리면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다. 숙디 같은 동물이 더 이상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희생양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1 딸이 쓴 리뷰를 그대로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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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3 16: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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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4 13: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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