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비가 내려요 - 어린이 한글 뒤풀이
김지연 글.그림 / 웃는돌고래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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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된 지 2년째다. 한글날이 지난 지도 한 달이 되어간다. 한글날 아이들과 뭐했더라? 음~ 여행을 갔었군. 전날, 교실 아이들에게 한글 관련 그림책을 읽어주려고 게획은 했었으나 이런 저런 일로 바빠 그냥 지나쳐 버렸다. 세종대왕이 많이 서운하셨을 것 같다. 한글에 대한 책이 여러 권 있는데 이번에 만난 그림책은 한마디로 색달랐다. 한글이 비가 되다니... 발상 자체가 신선하였다.

 

  부제로 <어린이 한글 뒤풀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한글 뒤풀이? 이게 뭐지? 뒤에 있는 설명을 읽고서야 아하! 그거였구나 했다. " 한글 뒤풀이는 한글 자모 뒤에 그 뜻과 풀이가 비슷한 구절들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을 뜻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 가갸거겨 가랑가랑 가랑비 놀러 가라 사뿐사뿐" 같은 것이다. 그러니 이 그림책은 노래처럼 부르며 읽으면 더 재미있고 효과가 있겠다.

 

  이억배 작가는 자신의 아이가 또래에 비해 한글을 잘 모르는 것을 보고 <개구쟁이 ㄱㄴㄷ>이라는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나도 그림책은 아니지만 두 아이에게 직접 한글을 가르쳤다. 딸은 6살 무렵에 글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여 "기적의 한글 학습"이라는 책으로 한글을 가르쳤다. 아이가 관심을 가지니 몇 개월만에 깨우쳤다. 둘째는 누나 옆에서 보고 스스로 깨칠 줄 알았지만 그런 아이는 드문가 보다. 둘째도 누나처럼 6살 무렵에 글자를 읽고 싶어해서 책도 자주 읽어주고 한글 학습지도 하니 금방 깨쳤다.

 

  너무 일찍 한글을 배우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한다.유아 때 해야 할 다른 것들이 분명 있는데 그 시간에 한글을 공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돈은 돈대로 들고, 시간은 시간대로 오래 걸리니 말이다.  아이마다 글자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시기가 다 다른데 일률적으로 몇 세에 한글을 시작해야 한다는 아닌 듯하다. 부모가 좀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글자를 읽고 싶어하는 때가 온다. 1-2년 늦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 없다. 주변 어른 중에서 한글 못 하는 분 없지 않던가! 공부라는 것은 자신이 하고자 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글자를 알고자 할 때, 읽고자 할 때 투입하는 것이 극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종대왕이 한나절이면 배울만큼 쉬운 것이 한글이라고 하셨다. 그도 그럴 것이 자음 14개와 모음 10개만 알고 있으면 글자가 만들어지고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본인의 학습 욕구만 있으면 금방 깨칠 수 있는 게 한글이다. 

 

  색다른 제목의 <한글비가 내려요>는 "기역과 리을 사이 자그마한 마을, 미음과 이응 사이 따로 혼자인 집에 살고 있는 조그마한 쥐"가 다른 동물 친구들(12간지)과 함께 한글비를 맞으며 재미있게 노는 내용이다. 유아들은 동물이 나오면 더 친근해 하는 경향이 있다. 수퍼남매도 그랬다. 동물들이 스트레칭을 하며 모음을 만들어 자음과 만나 글자를 만드는 장면을 보면 크하하 웃음이 터진다. 어렵고 힘든 판화 작업으로 하나하나 그림을 완성해서 보고 있으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동물들의 익살스런 표정까지 더해져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지녔다.  우리것을 좋아하는 작가는 그림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것을 사이사이 넣어놨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후반부에 가면 이 그림책의 반전이다 싶은 장면이 나오는데 동물 친구들이 한바탕 신나서 춤추는 장면이다. 여기서 드디어 용이 등장하는데 용의 몸뚱아리가 오방색이다.

 

  동물 친구들과 함께 한글비를 맞으며 가갸거겨 나냐너녀 노래로 흥얼흥얼 하다 보면 한글이 쏙쏙 뇌에 저장될 듯하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동물 친구도 찾아보고 자음과 모음도 따라 읽어보고 동물 친구처럼 몸으로 모음도 만드는 놀이를 해 보면 신 나는 책놀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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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0 15: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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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1 15: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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