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미생"이 정말 재미있어서 원작이 궁금해졌다. 드라마 시작하자마자 푹 빠져 남편한테 사자고 졸랐지만 남편은 시큰둥하였다. 그렇게 몇 주가 흘렀고, 미생 한정판이 품절되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 들려왔다. 아뿔사! 그때부터 우리 부부는 마음이 급해졌다.  알라딘에서는 이미 품절되었고, 다른 인터넷 서점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드라마 방영 되고나서부터 급격하게 판매 부수가 올라갔다고 한다. 드라마의 힘이라고나 할까. 인터넷 교보에 마침 있어서 남편에게 " 여보, 질러~~" 하였다.  우리가 결제하고나서 교보도 품절되었다고 한다. 한 발 늦었으면 내내 후회할 뻔했다.

 

  알라딘 지인은 TV를 치울까 고민 중이시라는데 우린 당분간 "미생" 때문에 그럴 수 없다. 모태 책벌레가 아닌 나는 책도 사랑하지만도  TV도 사랑한다. 동료 중에서도 TV 를 전혀 안 보는 분이 계시는데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미생"은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부터 알라딘 서재에서 워낙 유명했던 지라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다. 순정 만화 같은 그림 스타일을 좋아하는 나로선 미생 그림 스타일이 별로 끌리지 않아 소장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러다 드라마 1국을 보고 내용이 정말 궁금해 사고 싶었다. 

 

  드라마 내용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가슴절절한 이야기이다. 직장인이 아니라도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이다.  "미생"이란 낱말이 바둑에서 나왔다는 것도 지난 4국에서 알게 되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 방영하기 때문에 중1딸도 함께 보자고 꼬드긴다. 지금 아이들은 88만원 세대가 아니라 바야흐로 비정규직 세대가 될 게 분명하기 때문에 미리 봐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장그래를 비롯해서 모든 인턴들이 힘들게 인턴 생활을 하고, 짝 ppt 발표와 개인 과제를 해결하였지만 고작 2년 계약직으로 채용된 것을 보고 참 씁쓸하였다.  계약직 하기 위해 그 많은 시간을 공부한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오과장과 김대리 생활을 보면서 일반 회사인은 너무 힘들게 사는구나 싶다. 그에 비하면 학교는 상사 눈치 보는 게 훨씬 덜해서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일단 출퇴근 정확한 것과 방학이 있다는 것은 학교의 절대 매력이기도 하고 말이다. 딸이 보면서 일반 직장 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고달픈지 절감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런 곳에도 오과장 같은 멘토를 만날 수 있고,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미생인 우리가 완생으로 나아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과 수많은 사건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영화 "변호인"에서도 이미 연기력을 보여준 "제국의 아이들" 아이돌 출신 임시완 씨의 연기가 일취월장했다. 키가 조금 작지만 잘생겨서 모든 걸 커버한다고 남편과 딸은 난리다. 난 별로 잘 생긴 줄 모르겠는데.... 하여튼 오래된 아버지 양복을 입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것은 배우의 외모 덕분이겠지. 오과장으로 분한 이성민 씨의 리얼한 회사원 연기 또한 정말 재밌다. 게다가 압권은 깨알 유머라고 할 수 있다. 1국과 2국에서 볼 수 없었던 깨알 유머가 4국에 대거 등장하여 박장대소하였다. 아무튼 이 드라마 대박 나길 바란다. 드라마 때문에 또 한 번 책이 잘 팔린다니 기쁜 소식이다.

 

   퇴근해 집에 가 보니 "미생"이 도착해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멋지다.  책베개는 아직 안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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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9 11: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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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9 22: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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