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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ㅣ 한국어 글쓰기 강좌 1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4년 5월
평점 :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은 한번도 없다. 심지어 학교 다닐 때도 그랬다. 나만 그럴까! 나와 비슷한 연배의 사람은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나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였고 언제부턴가 일기를 쓰기 시작하였다. 가끔 글짓기 대회도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일기, 글짓기를 어떻게 하라고 선생님한테 배운 기억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알라딘 서재에 둥지를 틀고 리뷰를 쓰면서부터 제대로 글쓰기 공부를 한 듯하다. 리뷰를 쓰다보니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알라딘 서재에 리뷰를 잘 써서 저자가 된 분도 있고, 서평으로 유명한 분도 있어서 자극이 팍팍 되었다. 내가 작가가 될 사람도 아니고 그럴 재능도 없지만 이왕이면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글을 퇴고하면서, 남의 리뷰를 보면서, 책을 읽으면서 잘 쓴 글의 특징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접속사 사용이었다. 유명한 작가의 작품에서는 거의 접속사가 없었다. 진짜 신기했다. 반면 내 글에서는 접속사가 한 문장 건너 나오곤 하였다. '아! 접속사를 사용하면 안 되는구나' 그걸 깨달았다. 처음에 접속사를 빼고 쓰려니 뭔가 허전하고 불완전해 보였다. 계속 연습하다보니 접속사를 빼는 게 훨씬 자연스럽다는 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접속사를 빼고도 말이 통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또 하나, 유명 작가의 특징은 문장을 길게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봐도 정말 간결하다. (아직 그 사람 소설은 안 읽어봤다.) 긴 문장을 읽다보면 요지가 무엇인지 혼동이 올 때가 있는데 간결한 문장은 머리에 쏙쏙 저장이 잘 된다.
위 두 가지는 스스로 발견한 것이다. 접속사 사용 자제와 간결한 문장만 연습해도 한결 글이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문장이 모여 글이 되는 것이니 문장 연습이야말로 기초 체력 다지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나머지 좋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지켜야 할 것은 <고종석의 문장>에 세세히 나와 있으니 이 책을 스승 삼아 공부하면 좋을 듯하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 물론 실전은 이제부터이지만 서도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습이라고 생각한다. 연습 보다 더 좋은 스승은 없다고 본다. 고종석 씨의 말이 큰 위로가 된다. 다른 예체능은 특별한 재능을 타고나야 하는 것임을 순간순간 느끼는데 글쓰기 만큼은 그렇지 않단다. 글쓰기는 다른 분야보다 재능을 덜 필요로 한다는 말이다. 재능보다는 노력이 요구되는 게 글쓰기라는 말에 용기가 생긴다. 노력하는 만큼 좋은 문장과 좋은 글을 쓸 수 있단다.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보면 -100%아니지만- 책을 많이 읽는 아이가 글도 잘 쓴다. 이 점은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글을 가까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말이 첫문장과 끝문장을 가장 신경 써서 특징 있게 쓰란다. 첫문장이 가장 인상적으로 와닿았던 소설이 있다. 바로 신경숙 씨의 <엄마를 부탁해>이다. "엄마를 잃어버린지 일주일째다." 이 첫문장을 읽고나서 정말 읽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후 책을 볼 때마다 첫문장이 무엇일까 눈여겨 보는 습관이 생겼다. 첫문장이 중요하다는 말에 완전 공감한다. 첫문장은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하는 도화선 구실을 한다. 반면 끝문장은 감동과 여운을 느끼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인 작품은 떠오르지 않는다. 앞으로는 책을 덮기 전에 끝문장도 유심히 봐야겠다. 지금 끝문장을 어떻게 쓸까 무지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첫문장도 어렵지만 끝문장이 더 어려운 듯하다. 이것도 연습하면 나아지겠지?
문장에서 쓰지 말아야 할 것을 몇 가지 정리해 본다.
1. "~~적" 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 (개인적 취향 보다는 개인 취향)
2. 같은 조사가 반복되는 것을 피하자. (~의 ~의 )
3. "~~ 하는 이유는 ~~ 하기 때문이다" 도 피하도록 하자.
4. "~~함으로써" 보다는 "~~해서"로 바꾸도록 하자.
5. 복수 의미의 " ~들"이라는 말도 가급적 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