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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집 작은집 - 외톨이, 따뜻한 우정 ㅣ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30
우에노 요시 글, 후지시마 에미코 그림, 김영주 옮김 / 꿈터 / 2014년 9월
평점 :
큰집에 사는 큰 곰과 작은집에 사는 작은 쥐가 친구가 되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펜 그림이 인상적이다.
펜으로만 그리면 자칫 느낌이 거칠어질 수 있는데
펜과 수채, 판화가 적절하게 섞여져 있어 서로 보완을 잘 해주고 있다.
처음 보는 일본 작가 그림인데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2쪽 가득 펼쳐진 그림이 시원하다.
다른 그림책에 비해 유난히 2쪽 가득한 그림들이 많다.
큰집과 작은집이 가까이 있음을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을 듯하다.
그림책을 보는 독자는 2쪽 가득한 그림 덕에 오솔길을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각자의 집에 파묻혀 지내는 바람에 큰곰과 작은 쥐는 서로의 존재조차 모른다.
각각 외톨이로 지내던 큰곰과 작은쥐는
일요일, 각각 마을과 숲에 갔다가 다른 동물들이 어울려 노는 것을 보고
자신만이 외톨이임을 문득 깨닫게 된다.
쓸쓸한 생각을 하며 터벅터벅 걸어오다 그제서야 큰곰과 작은쥐는 눈이 마주친다.
큰곰의 초대로 큰집에 가서 차를 마시게 된다.
담소를 나눈 둘은 다음 일요일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지는데
하필이면 약속한 날, 거센 폭우가 퍼붓는다.
큰곰은 작은쥐가 걱정된다.
그림책의 부제 "외톨이" "따뜻한 우정"이란 낱말과 잘 어울리는 내용이다.
큰집에 살아도 작은집에 살아도 친구가 없다면 외톨이이다.
친구와 함께 어울려 노는 기쁨을 느껴보지 못한 큰곰과 작은 쥐였다.
한번도 친구와 놀아본 경험이 없으니 친구의 필요성을 모를 수 밖에 없다.
다른 동물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보고 비로소 외로움을 깨닫는 장면은 이 그림책의 결정적 장면이다.
자신이 외톨이이란 것을 깨닫지 못했다면 평생 친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작은 쥐가 걱정되어 폭우 속을 뚫고 뛰어가는 큰곰의 모습이 멋지다.
오늘 있었던 일이다.
체육관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어떤 아이가 코피가 났다.
보건실에 데려다 줄 사람을 찾자 선뜻 아이들이 나서질 않았다.
평소에는 보건실에 서로 데려다주려는 아이들인데 웬일인가 싶었다.
그 때 어떤 아이가
"제가 데려다 줄게요"나섰다. 얼마나 그 마음이 갸륵한지.
다른 친구들은 보건실 데려다주는 사이 피구를 못한다는 계산 하에 언뜻 손을 들지 못했지만
그 아이는 친구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큰곰처럼, 우리 반의 그 아이처럼
계산하지 말고, 먼저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결 고운 아이로 자라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