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이가 슬며시 장수풍뎅이 있는 곳을 걸어간다.

이상하다 싶어 따라가봤다.

뒤따라 가 보니 웬 걸?

온이가 손과 발로 장수풍뎅이를 건드리려고....

장수풍뎅이가 밖으로 탈출해 있었던 거다.

" 으악~~얘들아, 큰 일 났어, 온이가 풍뎅이 먹으려고 해, 빨리 와!"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면서 아이들을 불렀다.

 

딸이 와서 손으로 풍뎅이를 집으로 몰아넣었다.

얼마 전 온이가 풍뎅이 집 지붕을 밟아서 지붕이 부실해졌다.

지붕이 벌어진 그 틈 사이로 풍뎅이가 탈출한 것이고,

그걸 귀신 같이 알아챈 온이가

다리와 입으로 공격을 하려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장수풍뎅이 녀석 얼마나 힘이 좋은지.

지난 번 내가 나무 젓가락으로 뒤집힌 것을 바로 잡아 주려고 하자

얼른 나무젓가락에 올라타는데 힘이 장사다.

나무젓가락을 후다닥 기어올라와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거다.

그러니 지붕이 조금 열렸다 싶으면 탈출하여 날아갈 기세다.

 

내가 이런 일이 생길까 봐 풍뎅이 기르고 싶지 않았는데....

온이가 풍뎅이가 교감하는지

풍뎅이가 잠에서 깨어나 밖으로 나온 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것은 언제나 온이다.

혹성 탈출의 시저와 말콤처럼 서로 신뢰하고 상생하길 바랄 뿐이다.

종을 떠나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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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7-2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를 키우는다는 건 그만큼 신셩쓰고 돌봐야 하는 것!
다행이네요~ 온이가 냉큼 일저지르기 전에 발견해서!ㅋㅋ

수퍼남매맘 2014-07-22 07:28   좋아요 0 | URL
온이가 자기 말고 또 다른 생명체가 아들 방에 있다는 걸 직감으로 아나 봅니다.
자꾸 풍뎅이 있는 방을 들락거립니다. 신기해요.

2014-07-22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24 2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