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회식을 하면서 음식을 먹다 이빨이 부서졌다.
치과 가기가 너무 무서워서 그대로 방치했다.
며칠 전부터 부서진 그 이가 쑥쑥 아프기 시작하였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게 됐다.
여행 가서 아프면 안 되니깐 말이다.
이러다 임플란트 해야 되는 거 아니야?
안 좋은 생각만 계속 머릿 속을 맴돌고.
엄청 덜덜 떨면서 어제 아들과 함께 치과에 갔다.
엄마 체면에 아들 앞에서 덜덜 떨 수는 없고 애써 태연한 척 하였다.
아들도 신경 치료는 처음이라서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씩씩하게 마취 주사 두 대를 맞아도 끄덕 하지 않아 엄청 칭찬해 줬다.
아들 치료는 금방 끝났다.
난 파노라마 사진부터 찍었다.
치주염도 있고, 전에 치료 받은 이들 상태가 별로 안 좋다고.....
공사가 크게 생겼다. 여름 내내 치과를 다녀야 할 지도 모르겠다.
의사 말씀이 아픈 이가 많이 썩었단다.
부서져서 썩은 게 아니라 썩어서 부서진 거라고.
마취 주사 두 대를 맞고
치료를 시작하였다.
갑자기 의사 샘이 치료를 멈추더니
잇몸이 썩은 이를 뚫고 자라서 그걸 제거해야 한단다.
그러는 경우도 있나보다.
으~~
잇몸까지 잘라야 한다고?
더 무서웠다.
의사 샘은 심장 수술 한 적 있냐고 물어보고 그러니까 더 겁이 났다.
잇몸 제거를 하기 시작하는데
주기도문이 절로 나왔다.
다행히 아무 불상사가 없었고,
신경치료까지 하면 너무 힘들다고 오늘은 거기까지만 했다.
내가 제일 무섭고 싫어하는 게 치과 다니기인데 큰일 났다.
오복 중의 하나는 없나 보다.
이가 튼튼한 사람 보면 정말 부럽다.
나도 작은 언니처럼 이 나이에 교정을 해야 하나?
주변에 40 넘어서도 교정하는 이들이 꽤 있다.
미용 차원이라기보다
앞으로 살아갈 년수가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작은 언니는 나보다 세 살 위인데 지금 교정을 하느라 살이 엄청 빠졌다.
한 마디로 해골 같다.
그만큼 나이 들어 교정하기가 힘들다는 거지.
난 무서워서 못할 것 같다.
이렇게 치료 받는 것도 무서운데 교정까지?
100세 시대를 살면서 건강이 아주 중요하고 그 중에서도
이가 부실하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치과는 미루지 말고 빨리 가야 한다는걸 새삼 깨달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