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이의 칠일장 1 : 얘야, 아무개야, 거시기야! - 제1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초승달문고 32
천효정 지음, 최미란 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동화책을 읽은 아이나 어른이나 모두 한결같이 재미있다고 하여 이 책을 샀다.

과연 아들도 이 책을 재밌다고 할까?

나보다 먼저 읽어본 아들이

" 엄마, 2권도 읽고 싶어요" 한다.

대성공이다. 2권도 사 주기로 약속했다.

문학동네 창작동화 대상을 거머쥔 이 책의 원동력은 바로 "재미"가 아닐까.

공주교대를 나온 걸로 봐서 현직 교사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을 해 본다.

이야기는 뭐니뭐니해도 재미있어야 한다는 이론으로 평가한다면

최고점을 주고 싶은 책이다.

 

이름이 없는 아이가 있다.

이름이 없는 덕에 저승사자가 잡아 가지 못해

삼 백 년 동안 죽지 않고 장수를 누릴 수 있었다.

저승사자를 세 번 피하면 영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두 번 나타난 저승사자를 용케 속였고, 이제 마지막 남은 한 번만 잘 속이면 영생을 얻을 수 있다.

호호할아버지가 된 아이 앞에 변장한 저승 사자가 또 나타난다.

자꾸 이름을 물어보는 통에 그만

"삼 백 년 살았으니 삼백이오"라고 말해버리고 만다.

그 동안 이름이 없어 저승에 못 잡아갔는데

이제 "삼백이"란 이름을 스스로 말하니

저승사자는 얼씨구나 좋다 하고 삼백이를 잡아간다.

이름을 말하는 바람에 어이없이

삼 백 년 생을 마감한 삼백이를 위해 칠일장을 서겠다고 여섯 마리의 동물 귀신이 나선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지금부터이다.

삼백이도 기억하지 못하는 삼백이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다.

여섯 마리의 동물들과 삼백이가 맺은 인연과 그 인연에 얽힌 사연이 동화책의 묘미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었다니...정말 대상 탈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모작 수상작들을 보면 대부분 현대물에다,

판타지물이나 아이들의 삶을 다룬 생활동화들인데 옛이야기가 대상을 탔다고 해서 관심이 더 갔었다.

창작 옛이야기가 대상을 탄 적은 내 기억상 없기 때문이었다.

(내가 모든 출판사의 수상작들을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얼마나 잘 썼길래 대상을 탔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삼백이와 삼백이의 칠일장을 서겠다는 여섯 동물 귀신, 그 여섯 동물들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인물들.

이야기는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어진다.

마치 추리소설을 보는 듯하다.

여섯 동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어디쯤에 삼백이가 등장할까 스스로 추리를 해 보게 된다.

한 꼭지를 다 읽고나서는

' 아하! 그래서 이 동물이 삼백이에게 이마저마한 은헤를 입어 칠일장을 서겠다는 거로구나!"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맛깔스럽게 나오는 만화에서 삼백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결코 착하지 않은 사람으로 삼 백 년을 살아온 삼백이인데

(삼백이가 착하게 살면서 동물들을 도와줬다면 재미가 덜했을 듯하다.)

여섯 동물들은 그런 삼백이로부터 은혜를 입었다면서 떠나는 마지막길을 함께하고자 한다.

난 기억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착하게 살지도 않았고

누구를 도와준 적도 없는 듯한데

누군가가 나에게 은혜를 입었다며 내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한다고 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정말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그런 일 가지고 보답까지 하고자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할 듯하고

그래도 내심 헛 산 것은 아니구나 조금 자랑스럽기도 할 듯하다.

삼백이 이야기를 보면서 이와는 반대로

부지불식간에 내가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고 상처를 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 조심, 행동 조심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일단 이야기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에 철저히 공감하는 독자로서

삼백이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게다가 발상이 아주 참신하다.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이렇게 오늘날, 새롭게 만들어지는 옛이야기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몸소 보여줬다.

언뜻 보기에는 교훈적이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고, 꼭꼭 되씹어보면 그 안에 감동과 교훈이 담겨져 있다.

굳이 교훈적 내용을 찾지 못했더라도 상관 없을 듯하다.

충분히 재미있는 서사와 구수한 입말,

맛깔스러운 삽화와 만화,

무엇보다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야기였다.

 

나머지 세 동물 귀신의 사연이 궁금해서 얼른 주문해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원&예준맘 2014-06-30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학년들은 재미있는 책을 읽어주면 더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예전에 선생님께서 추천한 랑랑별 때때롱을 두번째 읽어주고 있는데...
아주 좋아합니다.ㅎㅎ

7월엔 어떤 책을 소개하실지 궁금하네요...

수퍼남매맘 2014-07-01 22:16   좋아요 0 | URL
엄마가 좋은책을 꾸준히 읽어주셔서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봅니다.
예원이 상표 다 모아서, 오늘 저한테 책선물 받아갔어요.
제 앞에서는 많이 좋아하던데..... 재미보다는 감동적인 책인데 맘에 들어하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