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ㅣ 평화그림책 5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황진희 옮김 / 사계절 / 2012년 9월
평점 :
요즘 반 아이들에게 평화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다.
오늘 아이들과 내가 선택한 책은 일본 작가 다시마 세이조의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이다.
사계절 출판사에서는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우면서도
동시에 가장 많은 전쟁을 했던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국적은 다르지만 평화를 갈망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평화그림책을 만들어 세상에 내보내고 있다.
세 나라가 모인다는 것부터가 대단한 의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속에서 때로는 침략을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침략을 하기도 하였던 세 나라의
작가들이 한마음으로 그림책 작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평화에 대한 희망이 꿈틀거림을 느꼈다.
정치적으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지만-진정한 사과도 받아야 하고-
이렇게 세 나라의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똑같은 사람이며, 간절히 평화를 원한다는 것을 알리고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나라를 위해 싸워라!" 라는 명령을 들은 '나'는 전쟁터에 나가기로 결심한다.
울며 만류하는 어머니를 뒤로 한 채 전쟁터에 온 '나'는 적을 향해 총을 쏜다.
'나'와 똑같은 사람을 향해....
'나'를 향해 포탄이 날아온다.
피할 겨를도 없이 포탄은 내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다.
살점이 뜯겨져 나가는 이 장면을 본 아이들이 징그럽다, 잔인하다고 한다.
(그래. 전쟁은 잔인한 거야. 전혀 인간적이지 않지.)
영혼이 되어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게 된 '나'는 움크린 채 울고 있는 어머니를 찾아간다.
아마 내 전사 소식을 들었나 보다.
동생이 '나'를 죽인 그 녀석에게 복수를 하겠다며 총을 들고 전쟁터에 나간다.
동생의 시뻘건 분노가 보인다.
'나'의 복수를 위해 전쟁터에 나간 동생 역시 주검으로 돌아온다.
누구를 위해 싸운 걸까!
나라를 위해, 가족을 위해, 나를 위해, 평화를 위해 싸운다고 전쟁에 나섰지만 그게 진심일까!
그 어떤 목적도 전쟁을 정당위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족, 나라, 종교, 인종, 세계 평화를 위해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결국 나와 똑같은 인간을 죽고 죽이는 비안간적인 행위일 뿐 전쟁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영혼이 된 '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단다.
참말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단다.
무슨 이야기일지 짐작이 간다.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