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있는 학급문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교체를 해 주면 좋다.
학년 초에 마련한 학급문고를 일 년 내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들이 지난 번 수학시간에 우리 교실에 너무 많은 것을 써 보라고 하니,
거의 대부분 "책"이라고 했다. 헐~~
아이들 생각에 우리 교실에 책이 너무 많게 느껴졌었나 보다. ㅋㅋㅋ
책이 너무 많으면 아이들은 오히려 책 선택을 못한다.
대부분 내가 읽어줬거나 지나가면서 소개해 준 책을 위주로 아침독서를 한다.
작년에도 보면 일년 내내 꽂혀 있지만 한 번도 아이들 손길을 받지 못한 책도 있다.
책 입장에서 보면 정말 슬픈 일이지!
그러니 한꺼번에 학급문고를 몽땅 쏟아내는 것보다
일정한 텀을 두고 아이들에게 몇 권의 책을 소개해 주는 게 더 효율적이다.
4월에는 내가 아주 아끼는 <고녀석 맛있겠다>시리즈를 풀어줘서
여러 아이들이 아침독서시간마다 즐겁게 읽었다.
오늘로써 대여를 끝낸다고 하니
아직 한 권도 못 읽었다고 아쉬워 하는 아이가 있었다.
읽고 싶은 아이는 도서실에서 빌려 읽거나
엄마한테 어린이날 선물로 사달라고 하라고 했다.
얼마 전 통계가 나왔는데
우리 나라 가정 한 달 평균 도서 구입비가 18000원 밖에 안 된다고 한다.
(이것도 아마 문제집, 참고서 포함한 액수일 거라고 생각한다.)
피자 한 판 값도 안 된다는 것은 정말 놀랍고 충격적이다.
이런 실태이니 출판사 형편이 어려운 것은 당연지사이고,
책 읽는 문화가 확대되지 않는 것도 어쩜 당연한 일일 테다.
부모가 책도 안 사주면서 자녀에게 책 읽어라고 하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공 도서관이나 학교 도서실에서 대여해서 읽을 수 있지만
아이가 진짜로 갖고 싶어하는 책은 매월 1-2권씩이라도 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도 안 사주면서 책을 좋아하길 바라는 것은 부모의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5월에 아이들에게 소개해주고 빌려줄 책은
<지원이 병관이>시리즈이다.
이것도 정말 내가 아끼는 책 중의 하나여서 잘 안 빌려주고 읽어주는 책인데
5월 한 달 만 대여해 준다고 했다.
(사실 아들 책이라서 아들 허락을 맡아야 하는데......)
급식을 빨리 먹어야 이 책을 차지할 수 있다.
교실에 모두 8권의 책이 있는데
숨은 그림 찾는 재미가 솔솔해서 책을 읽고 보는 재미를 길러주는 사랑스러운 책이다.
숨은 동물 캐릭터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관찰력도 길러준다.
지원이, 병관이 캐릭터는 아이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모든 이야기가 바로 내 이야기, 우리 가족 이야기라서
가정의 달 5월에 적격인 책이다.
<두 발 자전거 배우기>는 6월에 원화 대여가 예약된 상태라서-이 것 예약하느라 엄청 고생했다-
아이들이 읽어보면 나중에 원화를 봤을 때 감동이 배가 될 것이다.
이 책을 빌려준다고 하니 난리가 났다.
자신은 급식을 늦게 먹으니 선생님 책을 차지하지 못할 거라 생각한 어떤 아이는
도서실에서 2권을 빌려와 나에게 보여줬다.
급식을 먹자마자
책을 낚아채 가는 아이들이 보였다.
욕심부려 2권을 가져간 아이에게는 다른 아이에게 양보하라고 하였다.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기를 바란다.
<집 안 치우기>가 4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던데 공개수업 하는 것을 보니,
4학년 아이들도 참 좋아했다.
이 책 시리즈 또한 모든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시리즈인 듯하다.
왜냐하면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도 이 책 보면서
"맞아 맞아 바로 우리 집 이야기야!"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