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큰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가 낙상을 하셔서 119로 이동한다고.

아버지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엄마가 만류하시다가

아버지가 엄마를 밀쳤단다.

그 바람에 엄마가 쿵 하고 엉덩방아를 찧었나 보다.

고관절이 나갔다고.

엄마는 응급실에 계신다.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응급실로 갔다.

무릎이 펴지지 않아 무릎에 쇠를 박아 놨다. ㅠㅠ

양쪽에 몰핀을 맞고 있었다.

 

아버지는 엄마를 간호할 수도 혼자 계실 수도 없어

우리 집으로 모셔왔다.

어젯 저녁 아버지에게 그림책 두 권을 읽어드렸다.

<허허 할아버지>를 읽어드렸는데 그림을 보고 웃으셨다.

웃음 소리가 어쩐지 슬프게 들렸다.

아들이 할아버지에게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를 읽어줬는데

아기처럼 집중을 못 하시고 다른 데를 보신다.

 

 

 

 

 

 

 

 

 

시어머니께서 엄마 낙상한 것을 아시고 전화를 주셨다.

친정 아버지 모시고 온 것을 말씀 드렸더니

반찬 해서 택배로 보낼까 하신다.

본인도 지난 겨울에 넘어지셔서 아직도 무릎이 성치 않으신데...

우리 시어머니는 진짜 천사다.

시어머니와의 통화를 끝내고 나니 갑자기 슬픔이 몰려들어 꺼이꺼이 울었다.

폭풍 같은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렀다.

그렇게 총명한 아버지였는데.

지병은 있었지만 지금까지 몸에 칼 한 번 안 댄 엄마였는데.

 

울다보니 설교 말씀이 기억났다.

목사님 말씀 중에서

나에게 갑자기 일어난 일들도

하나님께서 미리 다 예비하신 거라는 그 부분이 퍼뜩 떠올랐다.

수퍼남매 키우면서 부모님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다.

큰 애는 6세 때까지 거의 키워주셨고,

작은 애도 2세부터 4세 때까지 키워주셨으니

부모님께 참 빚진 게 많다.

그 빚 조금이라도 갚으라고 아버지를 우리 집에 보내신 듯하다.

우리 집에 계시는 동안 잘해 드려야겠다.

수퍼남매에게도 너희들 정말 아끼고 사랑하며 애지중지 키워주셨으니

잘해드리라고 당부하였다.

매일 한 권씩 그림책 읽어드리라고 미션을 주었다.

아버지가 온이를 좋아한다.

온이만 보면 웃는다.

진작 온이를 부모님께 입양 보낼 걸 그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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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5 18: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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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6 09: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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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5 21: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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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6 09: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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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6 07: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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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8 07: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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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8 11: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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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8 18: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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