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책을 읽어주는데 세 번의 경고를 받아 책장을 덮는 일이 발생하였다.

뒷 이야기를 오늘, 3교시에 읽어줬다.

 

함께 살게 된 길 아저씨와 손 아저씨는

처음에는 구걸을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새끼를 꼬고, 짚신을 삼아 돈을 벌기 시작하였다.

장애우라고 해서 마냥

이웃들에게 구걸을 해서 연명을 하는 게 아니었다.

열심히 일을 하여 만든 생활용품들을 장에 내다 팔아 돈을 벌어

하나하나 살림살이를 장만해 가는 그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그런 그들의 성실함, 착함에 반한 처자들이

길 아저씨와 손 아저씨와 혼인을 한다.

이 처자들의 마음도 참 곱다.

만약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그런데 두 처자는

두 사람의 외모가 아니라 마음씨에 반해 혼인을 한다.

지금도 자주는 아니지만

비장애우와 장애우가 결혼을 하는 경우를 본다.

살다가 장애를 가지는 경우는 일단 보류하고

처음부터 장애를 인정하고 결혼하기는 그리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본인들은 사랑하여 어쩔 수 없다 하여도

결혼이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므로 주변 반대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손 없는 색시>에서 시어머니가 손 없는 색시를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게 눈에 들어왔는데

이 이야기에서 마찬가지이다.

옛이야기 속에서는 오히려 장애우와 비장애우와 결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을 본다.

 

얼마 전 장애 관련 동영상을 볼 때도

조선 시대에도 장애우에 대한 복지 정책이 있었다고 하는데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읽었던 여러 번 읽었던 책인데도

오늘은 두 부분이 마음에 들어온다.

먼저 권정생 작가는 옛이야기 속에

장애우라고 해서 늘 구걸하여 살기보다는

스스로 노동을 하여 사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담 비장애우인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자문해 볼 수밖에 없다.

다리도 못 쓰고 눈도 안 보이는 그들도

그렇게 열심히 새끼를 꼬고, 짚신을 삼아 자신의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사지 멀쩡한 나는?

 

나머지 비장애우와 장애우가 서로 결혼하는 모습을 통하여

둘이 서로 아름답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고나니 장애, 비장애를 떠나

우리가 사람을 볼 때 외모보다는 심성을 먼저 봐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우리 아이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상대방을 외모로 판단하기 이전에 그 사람의 됨됨이를 봤으면 좋겠다.

아울러 상대방의 단점보다는 강점을 발견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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