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바다를 훔쳐 갔지? 푸른숲 새싹 도서관 14
안드레아 라이트메이어 글.그림, 박성원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화면 가득 찬 빨간 머리 아이가 정말 인상적이다.

<빨간머리 앤>을 연상시킨다.

염색이 아닌 진짜 빨간 머리는 본 적이 없어서 가까이서 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빨간 머리를 설정한 것은 아마 "호기심"때문이 아닐까 싶다.

빨간 머리 앤이야말로 호기심 대장이었으니까 말이다.

그 다음 넓게 펼쳐진 해변가가 눈을 사로잡는다.

바다는 언제 보아도 시원하다는 느낌을 준다.

들어가는 것은 싫어하는데 보는 것은 참말로 좋다.

아이들은 바다만 있으면 하루 종일 놀 수 있을 만큼 바다는 자연 놀이터이다.

모든 자연이 그렇듯이 말이다.

 

해변에 나온 아이는 어리둥절하다.

어제 분명 바다에서 신 나게 놀았는데

오늘 해변에 와 보니 바다가 사라진 것이다.

누가 바다를 훔쳐 간 걸까?

아! 아이들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갯벌에서 처음 놀아본 아이는 이런 질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싶다.

어른 입장에서는 너무 당연한 것도

아이 입장에서는 이렇게 질문이 생길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어떤 대답을 할까?

아이들은 의외로 이런 것에 대답을 잘 못하곤 한다.

너무 정답만을 배워 온 탓이 크다.

가령 왜 바닷물이 짜지? 왜 그럴까? 라고 질문을 던지면

굉장히 당황스러워 하면서 시원스레 답을 하지 못 한다.

안다고 하지만 실제로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닐 때가 참 많다. 어른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이 아이처럼

처음부터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자기가 직접 답을 찾아나서서

해답을 얻는 경우에는 평생 지식이 될 수 있을 테지만

쉽게 얻은 해답은 금방 기억에서 잊혀진다.

 

아이는 빨간 머리(?)답게 고집스럽게 바다를 훔쳐간 그 장본인을 찾으러 저 멀리까지 가 본다.

걸어가면서 만나는 생물들마다 누가 바다를 훔쳐 간 건지 물어보지만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 한다.

그런데

등대를 지키는 할아버지가 그 대답을 알려준다.

과연 누가 바다를 훔쳐갔을까!

 

그림책은 공부는"내적 지적 호기심"에서 비롯된다고 알려주고 있다.

우리 나라 아이들에게 과연 지적 호기심이 남아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아주 어릴 때부터 너무 과잉된 선행학습 때문에 지적 호기심이 고갈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길 수는 없다.

이 아이처럼 처음 대하는 것일 때 호기심이 발동한다.

스스로 공부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났을 때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나라 아이들은

스스로 호기심이 생기기도 전에 외부에서 지식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와서

마치 자신이 아는 것처럼 인식된다.

하지만 정작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면 답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스스로 깨달은 지식이 아니라 외부에서 얻은 단편적인 지식이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아이들이 외국 아이들에 비해 창의성과 토론 능력이 약하나 것도

이에 기반한 게 아닌가 싶다.

 

아이들에게 내적 지적 호기심을 돌려주자.

그럴려면 아이들을 자연에서 마음껏 놀게 해야 한다.

이 빨간 머리 아이처럼 말이다.

놀면서 아이는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될 것이며

스스로 그 답을 찾으러 모험을 떠날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 깨달은 지식이야말로 산 지식이 아닐까 싶다.

이제 우리 아이들-나도 물론이고-은 평생 공부를 해야 한다.

단순히 학생 때만 공부를 해서는 미래 사회에서 살 수 없다.

그렇기에 내적 지적 호기심이야말로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끊임없이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내 안에서 솟아나게 하는 것.

그것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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