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오전 10시 (사)행복한아침독서 한상수 이사장의 독서 연수가 있었다.
강사님을 섭외해 놓고, 연수를 기획하고서 얼굴을 안 비치는 게 영 찝찝해서
아이들에게 할 거리를 주고, 신신당부를 하고, 잠깐 강당으로 내려갔다.
강의 시작 10분 전까지 어머니들이 오시지 않다가 갑자기 물밀듯이 몰려 들었다.
어느 정도 자리가 찬 것을 보고 교실로 올라왔다.
아이들이 돌아다니고 난리가 났을 거라 짐작하였지만
예상과는 달리 얌전히 자리에 앉아 할 일을 하고 있었다.
물론 몇 명은 할 일 끝내고 돌아다니긴 하였지만 아주 양호하였다.
" 와! 예쁘게 앉아 있었네!" 하며 칭찬을 해 주었다.
4교시, 연수가 끝날 무렵 다시 한 번 강당에 내려가서 마침 인사를 하고, 강사님께 인사를 드리고 올라왔는데도
우리 반 아이들이 차분하게 앉아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참 대견하였다.
진짜 착하다고 칭찬해 주고 상표 하나씩을 모두 주었다.
연수는 무사히 잘 끝났다.
수석님께서 도와주시고,
전산 선생님께서 도와주시고,
교무실 보조 선생님께서 커피와 차를 준비해 주시고,
교감 선생님께서도 연수 앞뒤로 내려와 주시고,
모두 감사했다.
연수를 듣지 못해 내용은 잘 모르겠으나 워낙 연수를 많이 다니시는 분이시니 잘하셨을 거라 믿는다.
우리 반 어머니 한 분이 잠깐 교실에 물통 갔다 주러 올라오셨길래
여쭤보니 " 좋았다"고 하셔서 안심이다.
연수도 연수지만
난 아이들에게 감동 받았다.
잠시 강당에 다녀올 때, 아이들이 자기 할 일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 걸 보고 놀랐고
또 다른 일도 있었다.
오늘부터 5교시가 시작되었다.
급식 먹고 나가 놀아라고 하면서 몇 가지 주의점을 알려 줬다.
첫째 안전한 곳에서 놀기
둘째 종 치면 친구들 불러서 같이 데려 오기
셋째 꼭 신발 갈아 신고 나가기
처음이라 종 소리 못 듣고 놀이 삼매경에 빠진 몇 명이 5교시에 늦을 줄 알았는데
모두 예비종 치자 교실로 안전하게 잘 들어왔다.
다음 5교시 할 날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신 나게 놀다 온 아이들 볼이 사과처럼 빨갛게 익었다.
열심히 놀았으니 이제 뇌를 써야지.
준비한 칠교 놀이를 줬다.
화면으로 보여 주고 0-6까지 칠교로 표현해 보는 것을 연습했다.
처음이라서 화면에 보여주고 따라하는 것을 시켰는데
제법 잘 따라했다.
힘들고 어렵다고 하는 아이들 옆에 가서 살짝 도와주면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 보라고 하니 짜증 내지 않고 노력하는 이쁜이들.
칠교가 서툰 친구를 옆에서 도와주는 짝꿍들.
서로 " 노력했어"라고 격려해 주고 도와주는 우리 반 아이들이 참 이쁘다.
내 말투를 따라하는 것도 얼마나 웃긴지 모른다.
청소 시간에 각자 청소 한 후
내가 " 줄을 서시오" 하는데 아이들이 그 말을 따라하는 거다.
청소도 열심히 하는 우리 반 천사들이 참 예쁘다.
봄꽃보다 더 이쁜 우리 반 아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