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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이야기, 들어볼래? - 책 만드는 사람 ㅣ 일과 사람 17
곰곰 글, 전진경 그림 / 사계절 / 2013년 9월
평점 :
4월 23일은 세계 책, 저작권의 날이다.
인류가 만든 가장 소중하고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가 바로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이 없었다면 인류의 지혜를 우리가 어떻게 공유할 수 있었을까!
책은 언제부터 만들어졌을까!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어떨까!
이런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편집자인 혜지 씨의 동선을 따라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세세히 보여준다.
먼저 편집자란 책에 대한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사람을 말한다.
어린이들은 작가와 헷갈릴 수 있는데 작가는 글과 그림을 맡는 사람이고,
편집자는 책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지휘하는 사람이다. 글과 그림을 검토하고 오자를 수정하기도 한다.
편집자도 직업병이 있는데
길거리를 가다가 틀린 글씨를 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그건 나도 그렇다.
출판사에서 무슨 책을 만들 것인지 기획이 나오면
그 기획서를 만들어 마땅한 작가를 섭외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작가마다 색깔이 달라서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는데
이번에는 사계절 출판사의 <일과 사람 >시리즈에서 "한의사"를 기획 중이므로
거기에 어울리는 작가를 물색한다.
작가가 기획서를 오케이하면 함께 취재를 한다.
한의사가 하는 일을 요모조모 살펴본다.
몸 안에 우주가 있다는 한의학은 한자도 많고, 어렵다고 투덜대는 혜지 씨지만
책을 위해서라면 직접 환자가 되어보기도 한다.
취재만으로도 부족하기에 도서관에 가서 해당 자료를 샅샅이 살펴 본다.
그림작가의 그림이 들어온 날,
그림을 꼼꼼히 검토하고 수정할 부분을 알려준다.
그림 작가의 그림을 그대로 책으로 인쇄하는 것이 아니라.
이걸 모두 컴퓨터 파일로 다시 작업을 하는데
원화의 색과 똑같이 만들기 위해 여러 번의 작업을 거친다.
글과 그림이 알맞게 들어가게 배치를 하고
책 같이 한 번 묶어보는 작업을 한다.
그렇게 해야 오류가 보인다고 한다.
그렇게 다시 검토, 수정에 들어가고나서
디자이너에게 옮겨간다.
책 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제목을 선정하고, 인쇄소에 맡긴다.
아이들과 파주 출판단지에 있는 인쇄소 견학을 간 적이 있다.
인쇄소는 여러 가지 장비들이 많아서 구경하기가 힘든데 마침 기회가 닿아서 볼 수 있었다.
물론 혜지 씨같은 편집자들은 마르도 닳도록 드나드는 곳이겠지만서도.
노랑, 빨강, 파랑, 초록의 원색이 가득한 인쇄소에서 책이 찍혀져 나오는 게 신기하였다.
수만가지 색이 있을 줄 알았는데...
프린터 잉크 처럼 기본 색만 있어서 거기서 조절을 해서 여러 가지 색이 나오는 거였다.
책 안쪽을 보면 "초판, 1쇄 " 이런 말들이 적혀 있다.
책을 한 번 찍어내면 보통 2000부를 찍어내는데 그걸 1쇄라고 한단다.
초판 1쇄만 수집하는 분도 있다고 들었다.
몇 년 전 <길벗어린이>출판사에서 <강아지똥> 초판 1쇄를 찾았던 적이 있다.
길벗어린이에서 나온 어린이책 모두를 사은품으로 주는 행사여서 나도 열심히 찾아봤지만 찾질 못했다.
그만큼 많이 팔려나간 책의 초판 1쇄는 가치가 높다는 것이지.
그렇게 여러 번을 찍다보면 아무래도 판이 닳아서 판을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다.
즉 1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들은 판이 여러 번 바뀔 수밖에 없다.
초판으로 끝나는 책들도 부지기수라고 들었다. 요즘 출판 시장이 어려우니깐.
우리가 인쇄소에 갔을 때는 그림책을 찍어내고 있었는데
그림책은 보통 4쪽을 한꺼번에 찍기 때문에 그림책 쪽수를 가만히 살펴보면
4의 배수로 끝난다.
보통이 32쪽, 36쪽, 40쪽 이렇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때 인쇄소 견학 갔던 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인쇄소에 넘어간 책이 나오면 그때부턴 영업부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한다.
서점에 홍보도 해야 하고 독자들에게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광고를 해야 한다.
독자는 온오프 라인 서점에서 새로운 책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많은 사람과 수많은 과정을 거쳐 나온 책, 소중히 봐야겠다.
출판시장이 조금이라도 경기가 나아지도록 책 구매도 꾸준히 하고 말이다.
부록에는 알찬 정보들이 가득 들어있다.
글자가 만들어진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책의 역사까지.
4월 23일 세계 책, 저작권의 날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책을 한 권씩 선물하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