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퍼남매와 미술관 나들이를 갔다.

한 달에 한 번 미술관 나들이를 가자고 올해 계획을 세운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철에 미술관이 있어서 참말로 좋다.

북서울시립미술관에 가니 지난 2월에 전시된 작품들이 대부분이 고대로였다.

다음에는 전시품이 바뀌었는지 확인하고 와야겠다.

지난 달과는 달리 예술가를 카메라메 담은 사진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수퍼남매는 모르는 분들이지만 난 띄엄띄엄 아는 분들이 있어서 반가웠다.

특히 박경리 작가가 담배를 피는 모습이나 피천득 작가가 강아지풀 사이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인상적이다.

전시장 한가운데는 무용가 최은희 사진이 커다랗게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고인이 된 분들이지만 사진에서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어린이실은 다른 전시를 준비하느라 엄청 분주하였다.

로봇과 미술의 만남을 기획하고 있는 듯하였다.

3월 25일부터 전시한다고 하니 아이들 데리고 가보면 좋을 듯하다. (5개월 간 전시한다고 한다.)

두 명이 설계도를 보면서 큰 레고 같은 것을 가지고 로봇을 조립하는 것을 보니 신기했다.

 

조금 걸었는데 둘째가 다리 아프다고 하여 미술관 내 카페에 가서 하겐 다즈 아이스크림을 사 줬다.

엄청 비쌌다. 하나에 4500원.

카페에 걸려진 고흐의 그림을 보고, 둘째가

"미술 시간에 저 그림 따라 그려봤는데...." 한다.

" 그래? 엄청 유명한 그림이니까...."

미술관 카페라서 모네, 고흐, 크림트의 그림들이 걸려 있어서 눈이 호사를 누렸다.

제법 봄 날씨 다워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 데리고 나와 미술관 앞에서 놀고 있었다.

 

미술관 주차장이 비싸서 고 앞에 있는 홈 플러스에 주차를 해서 거리고 걸어가는데

시커먼 대형 버스가 딱 서 있는 게 어쩐지 연예인이 수행 차량 같아 보였다.

대충 정황을 짜맞춰 보니

영화" 몬스터 " 주인공들이 무대 인사를 온 듯하였다.

홈 플러스 위에 CGV극장이 있거든.

딸은 내 말에 연예인 보러 가자고 졸라대기 시작하였다.

경호인들이 꽤 여럿 있고, 엘리베이터 한 개를 운행 정지 시킨 걸로 봐서 확실하다.

졸립다는 아들을 꼬셔서 8층으로 올라갔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었다. 알고보니 영화 상영 후 무대 인사를 하는 거였다.

엘리베이터 앞 의자에 앉아 있으니

어떤 경호인이 사진 찍지 말라고 경고를 하였다. 그러고나서

순식간에 이민기와 김고은이 지나갔다.

딸은 처음으로 연예인을 봐서 신 났다.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자랑을 해댔다.

이민기 씨는 키가 아주 크고 약간 구부정, 호리호리

김고은 씨는 옆으로 지나가는 데도 너무 수수해서 연예인 같지 않았다. 키도 생각보다 작고

둘 다 얼굴은 진짜 작았다. 연예이 되려면 일단 얼굴이 작아야 돼.

옆에 아가씨들은 이민기 손을 만졌다면서 절대 손 안 씻는다고 난리가 났다.

하여튼 내가 본 연예인 들 중에 가장 수수하였다.

그냥 모르고 옆으로 지나갔으면 연예인인 줄 모를만큼.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딸은

" 자신의 복코 때문에 이런 행운이 오는 거야"라고 자신의 복코를 만지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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