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를 하고 꾸미는데 편차가 너무 심해서
빨리 한 아이들은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리고
늦은 친구들은 언제 완성할지 기약이 없다.
저학년의 어려운 점 중의 하나가 바로 아이들의 학습 속도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빨리 끝난 아이들에게 책 읽거나 자유 그림 그리라고 해도
주변 아이들과 장난치거나 자꾸 돌아다니거나 친구들을 훼방 놓으려고 하길래
그럼 네 명씩 모여서 어제 해 본 젠가를 하라고 하였다.
그렇게 종이접기를 끝낸 아이들 네 명씩 모여 젠가를 하였다.
아이들은 젠가를 하다가 좀 시시했는지
도미노를 해도 되냐고 묻는다.
" 그래. 해 보렴" 하자
여기 저기서 자신들이 개발한 놀이를 하기 시작한다.
젠가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경쾌했다.
아이들의 비명 소리.
교실에서는 절대 4,5번 크기의 목소리가 나오면 안 된다고 해도
놀이를 하면 저절로 괴성이 나오는 아이들.
나만 참으면 아이들은 즐거우니 참아야지.
우리 반 옆이 화장실과 컴퓨터실이라 다행이다.
아이들이 젠가 가지고 뭐하고 노나 살펴보니 나름대로 창의적으로 놀고 있다.
주어진 대로만 노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새롭게 만들어서 놀 줄 아는 아이들.
놀면서 창의성이 커진다는 말이 진짜다.
점심 시간에 " Let it go"를 틀어줬더니
뜻도 알지도 못하는 영어를 죄다 따라 부른다.
어떤 아이들은 놀잇감을 갖고 놀다가 내 책상 근처에 몰려와서 노래를 따라 부른다.
엘사의 동작까지 흉내 내면서.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이 노래를 좋아하고, 따라 부를 줄 몰랐다.
작년 아이들도 참 좋아하긴 했는데
나도 못 따라부르는데 잘도 따라 부르는 게 신기하다.
들어보니 대충 발음이 비슷하다.
아이들의 능력은 무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