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나갈 일이 없으니 캐롤을 전혀 듣지 못했다.

캐롤이 안 들리니 크리스마스가 실감 나지 않는다.

아침에 아이들이 책읽기를 안하고 웅성웅성.

가만히 들어보니

오늘 산타 파티를 한단다.

꼬맹이들이 우리 반 어머니들이 산타 복장하고 산타 파티를 한다고 따끈따끈한 뉴스를 알려 주었다.

몇 명만 하는 건지

다 하는 건지

아이들 말로는 전체가 하는 거란다.

그럼 다행이고....

 

우리 반 어머니들 그 점이 참 감사하다.

이럴 때 친한 아이들끼리만 파티를 하면

못 간 아이들은 상처 받을 텐데...

오던 말던 그건 자유고,

아무튼 기회는 공평하게 제공하고 소식을 알려 주시니 그 점이 감사하다.

우리 꼬맹이들 오늘 신나겠구만!

어머니들끼리도 일 년 동안 정이 푹 드신 것 같다.

학년 올라가서도 책을 매개로 해서 좋은 모임을 계속 유지하셨으면 좋겠다.

학부모 모임도 책을 매개로 해야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으며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생산적인 이야기들만 오고갈 뿐이다.

그런 모임은 아예 발도 들여 놓지 말라고 서천석 박사님은 조언하신다.

학부모 모임을 하는 이유는 자녀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학부모 모임이 잘 되려면 책을 중심에 넣고 모여야 한다.

그래야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 반의 모든 아이들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내 아이만 보던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게 하는 게 바로 책을 매개로 한 모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반 전체, 더 나아가 우리 학교 전체 아이들을 바르게 양육할 수 있는 길로 안내해 주는

바람직한 학부모 모임이 되려면 학부모가 함께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

우리 반 학부모 모임이 잘 유지될 수 있었던 것도 어머니들이 독서 동아리를 했기 때문이라고 난 생각한다.

내년에 맡은 반도 꼭 학부모들끼리 독서 동아리를 하라고 권유할 것이다.

정말 그게 필요하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고통 받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내 아이만 바라보고, 내 아이만 잘 되길 바라는 부모의 이기심 때문이지 않는가!

넓고 깊게 볼 수 있는 학부모가 많아질수록 아이들의 행복지수는 높아질 거라고 본다.

 

산타 파티때문에 들뜬 기분을 다운 시키고 아침독서도 무려 26분이나 집중하여 잘했다.

요즘 꾸러기들이 잠잠해지니

한결 수월하다.

이번 일주일은 정말 가장 마음이 평안한 주간이었던 듯하다.

학기말 되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아이들도 나도 꾸러기들이 차분하게 생활을 잘하니 마음이 평온하다.

그새 아이들의 마음이 많이 자랐나 보다.

" 2학년 가면 모범상 탈 것 같아요" 하며 꾸러기들을 향한 덕담을 건네는 아이들도 있었다.

 

2월에 공부할 부분을 남겨 놓아야 하므로

요즘은 천천히 진도를 나가고 있다.

산타 파티도 한다니 크리스마스 기분 낼 겸

카드를 만들었다.

여러 가지 그림이 인쇄된 종이에 색칠을 하고 꾸미는 것이지만

아이들은 참 즐거워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색칠만 하지 않는다. 항상 그 옆에다 뭐라도 꾸민다.

색칠만 하면 창의성이 안 자라지만 그 옆에다 아주 조그마한 것이라도 스스로 꾸미면 창의성이 자란다.

창의적인 아이들은 내가 말을 안 해도 알아서 척척 꾸민다.

캐롤도 흥얼흥얼거리면서 즐겁게 활동을 하였다.

이 카드 완성하면 과자 상자에 붙여서

월요일날, 비밀 친구에게 줄 거라고 말해주었다.

월요일에는 과자 파티가 열리겠네!

 

청소 시간에도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보답을 바라지 않고 교실 앞부분 청소를 할 사람 자원을 받으니 여러 명의 아이들이 나와서 청소를 깨끗이 해줬다.

기특한지고....

돌아보니 아이들의 마음이 책과 더불어 참 많이 자란 듯하다.

나 또한 이 아이들 덕분에 많이 성장하였다.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란 말이 옳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