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교과서 <겨울>은 아기자기한 내용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냥 안 하고 넘어가도 상관 없지만 그랬다간

이 녀석들 성화에 난리가 날 것이다.

비밀친구-일명 마니또-라는 주제가 나온다.

제비뽑기로 비밀친구를 뽑아

일정 기간 동안 그 친구를 위해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활동이다.

 

다른 반은 일 주일 동안 활동을 했는데

신통방통하게도 아이들이 비밀친구를 발설하지 않았다고 한다.

진짜 대단하다.

하지만

우리반은 제비를 뽑자마자

"@@@" 라고 이름을 말해 버린 녀석이 있는가 하면

절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비밀이라고 하고

이 비밀을 잘 지키면

월요일에 선생님이 초콜릿을 주겠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쉬는 시간에 세 명이 또 발설을 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우리 반은 왜 비밀이 안 지켜지는 거야?

 

전에 마시멜로 이야기를 해 줬건만

자제력을 잃고 발설을 하다니...

또 다시 마시멜로 이야기를 해 줬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각각 마시멜로를 주면서

이걸 7분(?) 동안 안 먹고 잘 참고 있으면 또 하나의 마시멜로를 줄것이라고 말하고 실험실을 나간다.

선생님이 나가자

눈에 보이는 하얗고 말랑말랑한 마시멜로를 냉큼 먹어버린 아이들과

7분 동안 절제하고 기다려서 또 하나의 마시멜로를 얻게 된 아이들이 구별되어졌다.

오랜 세월이 경과한 후

실험자는

이 두 그룹의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재조사를 하였다고 한다.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냉큼 먹어버린 아이들은 알콜 중독자를 비롯해 범죄인들이 많았다고 하며,

7분을 기다렸던 아이들은 사회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면서 살고 있었다고 한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섬뜩했다.

고작 마시멜로 하나 가지고 인생이 이렇게 달라진다고? 말도 안 돼!

오래 생각하니 그 실험의 결과가 옳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결국

자제력, 절제력 즉 도덕성이 우수한 아이들이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반 아이들 재적수가 20명인데 실감이 안 난다.

선진국 정도의 재적수가 되었는데 왜 힘이 덜 든다는 느낌이 안 올까.

처음 발령 받았을 그 때는 48명이었다.

그 때보다 절반 이하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왜 나는 지금이 더 힘든 걸까.

이런 생각을 자주 하고,

이건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요즘 교사들 대부분의 생각과 느낌이다.

100명 가르칠 때보다 요즘 30명 가르치는 게 2-3배 더 힘들다고들 하신다.

자제력, 절제력이 없는 아이들이 전보다 늘어나서인 것 같다.

 

자제력, 절제력은 전두엽(뇌의 앞부분, 이마 부분)이 관할한다.

전두엽은 뇌에서 가장 늦게 발달하는 부분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부분이 바로 이 전두엽 부분이라고 한다.

동물은 본능대로 행동하지만

인간은 본능대로 행동하지 못하게 브레이크 작용을 하는 게 바로 전두엽이라는 것이다.

(adhd아이들은 이 전두엽 부분이 다른 아이들보다 활성화가 안 되어 있다.)

마시멜로를 참았다 먹을 수 있는 자제력과 절제력을 가진 아이들은

어떤 시련과 역경이 오더라도 견딜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고

그렇기에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은 억측이 아닐 것이다.

 

교실에서도 유독 자제력,절제력 없는 친구들이 있다.

어제도 전학 간 책벌레 어머니께서 사다주고 가신 주스를

하나씩 나눠주고 급식 먹고나서 먹으라고 했는데

받자마자 먹어버린 아이가 있었다.

이렇게 똑같은 나이인데도 절제력 부분에서 간극이 벌어진다.

교실에 자제력과 절제력이 약한 아이들이 전보다 확연히 많아졌기에

학급당 인원수가 줄어들었지만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제력이 아주 부족한 아이가 한 명 있으면

그 아이가 5명 몫을 하는 듯하다.

내 아이의 자제력과 절제력 즉 도덕성을 길러주려면

평소에 어떻게 양육을 해야 하는 걸까!

해결 방법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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