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샘의 책읽어주기(8) 시간이다.
이번에 꼬마 샘은 내일 다른 학교로 전출할 박@@ 어린이이다.
내일 전출을 가니 마음 속으로 이 어린이를 지목하고 싶었는데
스스로 손을 들어서 다행이었다. 억지로 시킬 수는 없으니 말이다.
원래 다른 어린이가 예약을 했으나 @@가 전출하므로 순서를 바꿨다.
지방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건 친구들, 선생님과 마지막 책자리 시간이었다.
20년 교육 경력 동안 이렇게 많은 어린이들이 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모두 6명이 전출을 가고, 1명이 전입해왔다. 헉
아래 책을 연습해 오라고 하였다.
평소에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걱정이 조금 되었지만
마지막으로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는 것이니 평소보다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요즘 1학년 통합 교과서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에 대해 배우고 있다.
도서실에서 관련 그림책들을 26권 단체 대출해 와서 아침독서시간마다 읽고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전통 옷 한복 특히 여자 한복에 대한 지식그림책이다.
지식그림책이지만 전혀 딱딱하지 않고 여백이 많고 글씨가 적어서
저학년 아이들에게 적격이다.
무엇보다 그림이 아름답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이 여자 아이가 진짜 앙증맞아서 이 책이 탐 났었다.
지난 번 파주에 갔을 때 설빔 2권(여자, 남자)를 사왔는데
학교 도서실에는 여자 한복밖에 없단다.
내년에는 꼭 비치를 해 놓도록 사서 선생님께 수서를 해 주십사 부탁 드렸다.
지난 수업 시간에 한복을 입고 전통 인사를 하는 법을 공부했는데
그것과 연관지어 이런 아름다운 그림책을 한 번 읽어주면 아이들 뇌리에 오래 남을 것이다.
더 확실한 방법은 한복을 가져와서
한 번 입어보고 전통 절도 해 보는 것이겠지.
뭐니뭐니해도 체험만큼 확실히 기억되는 것은 없으니까.
어떤 아이는 지난 번 큰절을 공부하더니
한복을 가져 오고 싶다는 말을 내비쳤다.
지난 학교는 예절 교육 시간이 잡혀 있어서
한복 바르게 입고, 절 하는 시간이 있었더랬다.
이번 전통 문화 공부를 하면서 학교 여건이 된다면
다 공부하고나서 체험해 보면서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일일이 한복 가져오라는 아쉬운 소리 안 해도
학교 예절실에 30벌 정도 비치되어 있으면
추석이나, 설 명절 가까울 즈음
예절 교육을 하면 정말 좋을텐데 말이다.
겨울 방학 끝나고 개학 후 며칠 뒤에 설날 연휴가 있던데
그 때 혹시 한복을 입게 되면 이 그림책을 떠올리길 바란다.
전학 가는 박@@는 이 그림책이 더 잘 생각나겠지!
격식에 맞게 한복을 하나하나 입는 과정이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다.
한복 하나하나의 명칭과 쓰임새까지 저절로 익히게 된다.
이런 그림책은 한 번 보고 끝내지 말고
곁에 두고 명절이 될 때마다 꺼내 보면 좋다.
개인적으로 동화책은 여러 사람의 손 때가 묻은 책을 도서실에서 빌려 보더라도 그림책은 소장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필요할 때마다 펼쳐볼 수 있도록 말이다.
꼬마 샘이 다 읽어주자 어떤 아이가
" 목소리 커졌다"고 기분 좋은 말을 해 주는 걸 들었다.
책과 함께 바른 인성도 길러지는 행복한 우리 교실이다.
우리 교실에서 끝까지 공부하지 못하고 조금 일찍 이 교실을 떠나지만
이 교실에서 함께 했던 수많은 시간들과 함께 읽었던 책들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