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대신해서 친구들에게 책을 읽어줄 아이는 나의 비타민 역할을 하는 송@@ 어린이다.

애교가 많고 안마도 잘해서 힘들 때 이 아이가 나의 피로를 확 날려주곤 한다.

이 어린이는 평소에는 책을 읽을 때 다른 친구들에 비해 능숙하지 못해서 일부러 기회를 줬다.

내가 시켜도 본인이 싫다고 하면 할 수 없는데

고맙게도 해보겠다고 고개를 끄덕여 줬다.

능숙하게 읽을 수 있도록 집에서 여러 번 연습해 오라고 했는데

오늘 읽어주는 걸 보고 정말 놀랐다.

또박또박 낭랑한 목소리도 실감 나게 잘 읽었다.

내가 준 기회가 오히려 아이에게 상처를 입힐지도 모를까 싶어 내심 조마조마했는데

꼬마 선생님을 잘해내고나서 뿌듯해 하는 표정을 보니 기회를 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기회를 놓치면 성장할 기회도 함께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 어린이가 아주 잘 읽어주자 다음 번에는 자기가 꼬마 샘을 하겠다고 앞다투어 손을 든다.

긍정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같다.

 

꼬마 선생님이 읽어준 책은 이 책이다.

우리보다 어려운 형편에 있는 어린이들이 산 넘고 물 건너 학교에 가는 이야기이다.

우리야 10분 정도 걸으면 학교에 도착하지만

이 나라(케냐, 캄보디아, 콜롬비아, 네팔)의 아이들은

1시간을 달리거나

구멍난 배를 타고 계속해서 물을 푸면서 가거나

무시무시한 수동 케이블카를 타거나

높은 산악지대를 지나야 학교에 닿을 수 있다.

자칫 잘못 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이 아이들을 이렇게 목숨을 걸고 학교에 가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라면 그냥 포기하고 집에서 놀텐데 말이다.

그건 학교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란다.

 

우리에게 너무 쉽고 당연한 일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목숨을 담보로 할만큼 힘들고 위험한 일이 되기도 한다.

우리도 가끔, 눈이 오거나 비가 올 때

학교에 안 가고 싶고,

숙제를 놔두고 왔거나 지각해서 야단 맞을까 봐 학교를 안 가고 싶고,

날 괴롭히는 친구가 두려워서

학교에 안 가고 싶을 때가 누구나 한 두 번 있었을 게다.

교사인 나도 학교 안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여러 나라의 아이들의 열악한 상황을 보면서

지금 내 처지가 얼마나 행복한지 깨달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힘든 조건에서도 희망을 안고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나의 투정은 정말 배부른 투정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난

목숨을 담보로 학교에 가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배우고 싶어도 학교가 없어서 배우지 못하고,

학교가 있어도 시설이 열악하여 바닥에 또는 야외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가끔 본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이런 가난한 나라 아이들에게 학교를 지어주고, 책상과 의자를 마련하는 기금을 마련하기도 하는데

여러분은 도움을 줄 기회가 온다면 이런 어린이들을 도와줄 건가요?"

우렁찬 목소리로" 네 " 한다.

책의 좋은 점은 인성 교육이 저절로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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