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5일(목)

 

날씨 : 점퍼를 입어도 추웠다. 

 

<꽃신 이야기>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이 꽃신이란 책을 읽어주셨다.

선생님 말씀대로 그림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내가 알게 된 점은 신발을 만드는 사람을 갖바치라고 한다는 것이다.

갖바치는 기술이 뛰어났는데 신분이 낮다는 이유로 무시당했다.

갖바치의 재주가 아깝다.

하지만 양반으로 태어났다면 자기가 그런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몰랐겠지?

요즘은 신분제도가 없어져서 다행이다.

갖바치는 신발뿐 아니라 한복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는 정말 멋지다.

 

(8시 5분-> 8시 35분)

 

댓글 : 이런 일기를 쓰는 1학년 학생을 만난 건 선생님한테 큰 행운이었어.

한복은 다른 장인이 만들었단다.

 

 

밑줄 그은 부분을 읽으면서 허걱 놀랐다.

1학년 어린이가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거지였기 때문에 미천한 갖바치가 된 게 아니라

거지로 태어난 덕분에 아름다운 꽃신을 만드는 훌륭한 장인이 되었다는 것이야말로

발상의 전환, 긍정적인 사고가 아닐까 싶다.

 

 

이 책벌레가 다음 주 금요일에 전학을 간다고 해서 정말 슬프다.

교사로서 가장 기쁘고 보람 있는 일 중의 하나가

나를 뛰어넘는 제자를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어린이는 내가 20년 동안 만난 수많은 학생 중에 단연코 최고의 제자였다.

책을 좋아하고, 인성이 바르고, 배경 지식이 정말 풍부하며 마음결이 고운 아이였다.

항상 이 어린이가 있어서 교실에 들어서는 것이 기쁘고,

책을 읽어줄 때 이 어린이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어 더 힘이 나고

이렇게 멋진 독서일기를 써서 날 감동시켜 주곤 하였는데

이제 더는 그런 기쁨을 맛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쉽다.

지성이 뛰어나면 인성이 부족하거나

인성이 좋으면 지성이 약하거나 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 아이는 두 가지를 모두 갖추었다. 게다가 창의성까지 겸비하였다.

이 아이는 진정한 책벌레인데다

책에 나온 내용대로 삶에서 실천하는 마음이 고운 아이였다.

배경 지식이 풍부하여 수업 시간에 나를 깜짝 놀라게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오늘만 해도 우리나라를 빛낸 위인전 조사보고서 발표를 하는데

다른 아이들은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읽어 나가는데

이 어린이는 강감찬에 얽힌 설화를 머리에 저장하여

구연 동화 하듯이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게다.

이 아이의 능력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게다가 자신의 약점도 겸허히 받아들여

친구들에게 늘

" 얘들아, 나도 못하는 것 있어. 글씨도 잘 못 쓰고, 그림도 약해"라고 말하곤 하였다.

이런 아이이니 내가 만난 최고의 학생이라고 말할 수밖에....

 

이 책벌레의 꿈이 과학자란다.

작가가 되어도 충분한 글 재주를 지녔는데 과학자가 꿈이란다.

미래는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지는 시대가 될 터이니

과학자도 하면서 틈틈이 글을 쓰는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아이는 무슨 일을 하든지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남에게 감동을 주는 <행복한 청소부>처럼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거라고 믿는다.

 

@@아, 널 만나서 선생님은 정말 행복했어.

쭈욱 아름다운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랄게.

네가 선물해 준 <블룸카의 일기>는 선생님이 두고두고 잘 간직하고 다른 학생들에게도 잘 읽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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