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화요일 이틀 연속 출장을 다녀오니 마음은 바쁘고, 몸도 피곤하다.
월요일은 학년부장 교육과정 연수였고,
어제는 평생교육 담당자 연수였다.
어제 연수는 연수 사상 처음으로 선물로 가방을 받아 왔다. ㅋㅋㅋ
연수 도중 눈이 많이 내렸다는데 늦은 시간까 자리를 지켜줘서 그랬나 보다.
어제 강사님은 70세로 45년간 평생교육을 위해 발로 뛰신 ngo 였다.
나이가 그렇게 많으신 것 같지 않았는데
중간에 나이 말씀하실 때 깜짝 놀랐다.
나도 저 나이에
저렇게 열정적으로 한 가지 목표를 향해서 뛰어다닐 수 있을까!
나도 저 나이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하여 말을 할 수 있을까!
그것만으로도 존경스러웠다.
우리는 이제 평생교육 시대에 봉착해 있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평생 교육의 필요성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를 뒷받침 해주는 것으로 뇌의 특성을 들 수 있다.
20세 정도를 지나 뇌는 더 이상 발달하지 않고 퇴화할 뿐이라는 말은 이제 정설이 아닌 듯하다.
끊임없는 뇌 연구를 통하여 뇌는 나이가 들어도 발달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되고 있다고 한다.
그 동안 우리는 일정 나이를 지나면 뇌는 자연스레 퇴화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굳이 나이 들어서 공부 왜 하냐? 기억력도 없는데... 식으로 공부 안하는 탓을 나이 탓으로 돌리곤 하였다.
요즘 들어 뇌는 나이 때문에 퇴화되는 것이 아니라 쓰지 않아서 퇴화할 뿐이라는 게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즉 나이가 들더라도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면 뇌는 발달을 한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평생을 공부로 단련된 뇌와 그렇지 못한 뇌로 나뉘게 되는 거다.
뇌의 이런 특성 덕분에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책을 손에서 놓았던 수많은 이들이 이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책을 들어야 할 때이다.
굳이 책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 관심있는 것을 공부해야 한다.
남이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내가 즐겁고, 행복해지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100세까지 무엇을 하면서 지낼 것인가!
직장을 퇴직하고나서 그 긴 시간을 허송세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할 일이 없다는 것만큼 무료한 게 또 있을까!
이제 적어도 퇴직후 40년은 버티어 내야 하는게 무엇을 하면서 버틸 것인가!
바로 자신이 행복해지는 공부를 하면서 여생을 즐겨야 할 것이다.
즉 바야흐로 진정한 배움의 기쁨을 누려야 할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70세 강사님은 나에게 또 다른 자극을 주었다.
처음에는 자리를 옮기라고 해서 우리를 너무 애 취급하는 게 아닌가 살짝 기분이 나빴지만
역시 강사는 강의를 잘하면 그런 소소한 것은 금방 잊혀진다.
다음에 우리학교 학부모 교육 때 강사로 부르고 싶어질 만큼 열정적으로 강의를 잘하셨다.
강사님 덕분에
평생교육 시대를 맞아 학교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큰 그림이 그려졌다.
학교가 평생교육의 터전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에 동의한다.
학교는 모든 인프라가 다 갖춰져 있다.
원래부터 교육의 장이기 때문이다.
굳이 학교가 있는데
또 다른 예산을 들여 복지회관에, 여성회관 같은 건물을 지을 필요가 없다.
학교를 오픈하여 지역 주민들이 평생 즐기며 배울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강사님의 평생 교육 비전이었다.
강사님은 제발 단타성이 농후한 평생 교육은 학교에서 하지 말고
다른 곳에서도 하는 평생 교육 또한 학교는 지양해야 하며,
학교에서만 가능한 것들을 평생 교육 아이템으로 하라고 조언해 주셨다.
그래야 학교도 살고, 지역도 산다면서 말이다.
그 예가 바로 <좋은 부모, 좋은 학부모 되기> 강좌라고 말이다.
학교의 평생 교육은 좋은 부모, 좋은 학부모 교육에 맞춰져야 한다는 말씀에 100% 공감한다.
학부모가 달라져야 아이가 달라지고, 그래야 마을이, 더 나아가 사회가 달라진다.
내 아이 하나만 잘 키워서는 행복한 공동체를 꾸릴 수 없다.
우리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의 가장 기본은 부모와 학부모가 달라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만약 내가 내년에 평생 교육을 또 맡게 된다면 교장님께 강력히 건의할 것이다.
우리 학교 학부모 연수는 단타적이고 주먹구구식이 절대 아닌
좋은 부모, 좋은 학부모 되기라는 대주제로 30시간 연수를 기획하여
마지막 수료식에는 좋은 부모 자격증까지 주는 연수를 유치할 수 있도록 힘써 볼 것이다.
또 하나 이건 예전부터 생각하던 것이다.
학교 도서관은 적어도 학부모들에게만큼은 개방되어야 한다.
학부모들의 접근성이 가장 용이한 곳은 다른 도서관이 아니라 바로 학교 도서관이다.
학교 도서관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감수하고서라도 학부모에게 도서관을 개방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 읽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부터 독서 교육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학부모들에게 대출증도 만들어 주고, 도서도 대출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학부모에게 개방이 되어야 더 많은 학부모 독서 동아리가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 읽는 학부모가 많아져야 아이들이 달라지고, 학교가 달라진다.
이런 것들이 바로 평생 교육의 맥락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 도서관은 이미 많은 것들을 갖추고 있기에
주민센터나 다른 곳에 작은 도서관을 짓는데 쓰일 예산을 학교 도서관에 써서
학부모, 주민들이 볼 만한 장서들을 구입하고 시설을 확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학부모들을 교육시켜 사서 도우미로 활용할 수도 있고
학부모 자원자들이 교실을 순회하면서 책 읽어주는 활동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저녁 시간에는 아버지들도 와서 독서 동아리를 할 수 있고 말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지 않는가!
생각해 보면 학교를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게 여러 모로 많은데
(특히 우리 학교 같이 체육관이 있는 학교는 더 요긴하다.컴퓨터실도 마찬가지이고)
그 동안 학교는 너무 폐쇄적이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 이유는 안전 문제가 가장 크다. 안전문제는 지역과 상의하여 철저히 해야 할 문제이다.)
이미 갖춰진 인프라를 십분 활용하여
평생 교육을 펼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70세 강사님도 그렇고,
아버지 합창단을 조직한 명덕여자중학교 수학 선생님도 그렇고
(매주 일요일마다 아버지들과 합창 연습을 하셨단다. 완전 대박대박 사건이다.)
그들이 그 일들을 좋아하지 않고서야 그렇게 발로 뛸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하기에 지치지 않는 것이고
그 일을 하면서 다시 재충전을 하는 그들을 보면서 나 또한 힘을 얻었다.
참 멋진 분들이다.
어떤 책이든, 어떤 연수든, 아무리 지루하더라도 하나라도 건지자는 게 내 신조인데
오늘 연수는 여러 가지를 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