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교과서 <우리나라>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배경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우리나라 공부가 재미없을 수도 있다.
5학년에 국사 부분이 나오는데도 아이들이 흥미를 못 갖는 것은
배경 지식이 전무하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하여 1학년에게는 어쩜 무리일지 모르지만
5천년 역사를 이야기식으로 간략하게 소개해 주었고(1시간 동안)
고조선-고구려, 백제,신라- 통일신라-고려-조선-대한제국-일제시대-대한민국
시대순으로 알려줬다. 이것 말고도 여러 나라들이 있었지만
가능한 이 나라 정도는 알고 있었으면 한다고 말해줬다.
국사 공부는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으로 들어가서 중요한 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아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생각한다.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은 국사를 아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왜곡된 국사는 아이들에게 더 해로우므로
바로 된 국사를 아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교과서에 우리나라를 빛낸 위인들이 나오고, 더 나아가 조사 학습을 하는 내용이 있어서
어떤 책을 읽어줄까 고민하던 터에 떠오른 책이 있었다.
바로 삼국유사, 삼국사기 전집이다.
딸이 5학년 올라가서 국사 공부를 하기 전에
미리 책으로 한 번 훑어 보라고 산 책들이다.
내가 유일하게 지른 전집류이기도하다.
삼국유사, 삼국사기에 나온 인물들을 그림책으로 만든 것인데
보기에 그림도 조잡하지 않고, 내용도 괜찮아서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질렀는데
역시 전집은 가능한 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책들이다.ㅋㅋㅋ
그 후로 다시는 전집을 사지 않는다.
딸도 그닥 열심히 읽지 않아(여자 아이들은 역사책에 대한 관심이 중학교 올라가서야 생긴다고 하니 때를 기다려야지.)
작년, 딸의 교실에 전권을 기증했다가 학년말에 다시 집으로 가져왔다.
책 읽기 싫어하는 남자 아이들이 일단 그림책이라서 애용했다고 딸이 전해줬다.
올해는
우리 교실에 갖다 놓고 있었는데 우리 반 아이들도 이 책에 관심이 없었다.
딱 한 명만 이 책을 보는 아이가 있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이 없으면 먼지만 풀풀 쌓이기 마련
삼국유사, 삼국사기는 그렇게 집에서도 교실에서도 외면 받은 채 외롭게 한 귀퉁이를 지키고 있었다.
거기서 <원효 대사>를 골라 읽어줬다.
원효 대사는 신라 시대 스님이었고,
불교를 대중들에게 전파한 업적을 남겼다.
아이들은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라는 노래를 이미 알고 있어서
원효 대사 해골물에 대한 일화가 나오자 귀를 쫑긋 세우고 잘 들었다.
일연이 쓴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에 비해 신화적인 요소들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딸보다 내가 이 책들을 더 열심히 읽어더랬다.
원효 대사에도 그런 일화들이 몇 개 나오는데 아이들은 그런 게 신기한지 귀담아 잘 들었다.
인물전은 처음 읽어줬는데
독서 일기 써 온 것을 보니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를 잘한 것 같았다.
우수한 일기들이 몇 편 보였다.
교실 한 쪽 귀퉁이에 있던 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다음에는 원효와 함께 불교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 당나라로 떠났던 <의상 대사>를 읽어준다고 약속을 하였다.
대부분 인물전은 3-4학년 때가 적기라고들 하는데
이런 기회에 한 번 접해 보는 것도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고
독서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한다.
마침 교과서에도 위인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쓰는 것이 나오니
겸사겸사 인물전에 입문해 봄도 좋을 듯하다.
조사보고서도 쓸 겸 도서실 미션으로 인물이 나오는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찾아오라고 하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1-2권씩 골라왔다.
지난 번 <세종대왕>공부할 때 몇 권을 소개해 준 적이 있어서 잘 찾아왔다.
인물전은 그림책이나 동화책보다 어려우니 여러 번 읽고 머리에 정리를 잘하라고 말해줬다.
과연 아이들이
어떤 인물들로 조사보고서를 써 올지 기대가 된다.
저학년 아이들이 읽을만한 인물전으로 비룡소에 나온 <새싹 인물전>을 추천한다.
몇 권 읽어봤는데 아주 흥미롭다. 중간중간 그림도 들어 있어서 그리 어렵지 않다.
다른 위인전과의 차이점은 위인들이 처음부터 위인이 아니었다는 점을 이 시리즈는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타이틀도 <위인전>이 아니라 <인물전>이라고 하는 것이고 그 철학이 마음에 와닿는다.
위인이라 하면 어쩐지 나와는 다른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인물이라고 하면 어쩐지 가깝게 느껴지는 것도
나와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에서 오는 편안함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아래책 중에서 <박에스더><허난설헌><최은희><박지원>은 아이들이 도서실에서 못 찾아왔다.
기회가 되면 이 시리즈를 구매해서 교실에 비치해 두면 교사로 있는 동안 두고두고 잘 사용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