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선생님의 책 읽어주기 4회 째이다.
오늘 책 읽어주는 꼬마 선생님은 우리 반에서 책임감이 강하고, 봉사정신이 투철한 남자 어린이 김##이다.
며칠 전 책을 건네주고 다른 친구들에게 절대 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줬더니
친구들이 책 제목 알려주라고 꼬드겨도 비밀을 잘 지켰다.
읽어주러 나오는 순간까지 책을 들키지 않으려고 잠바 속에 꼭 감추고 나왔다. ㅋㅋㅋ
아주 실감 나게 잘 읽어줬다.
1학년 답지 않게 구연 동화 하듯이 실감 나게 읽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 동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 보람을 느낀다.
그 동안 수고한 꼬마 선생님에게 쿠키를 선물하자
너도나도 다음 번에 자기가 읽어주겠다면서 손을 들어서 깜짝 놀랐다.
친구들 앞에서 꼬마 선생님이 되어
책을 읽어줘 본 경험은 아이들에게 자라면서 좋은 추억과 함께 성장의 자양분이 될 거라고 믿는다.
꼬마 선생님이 읽어준 책은 피터 시리즈 둘째 번이다.
긍정적 사고의 대명사인 피터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셔츠의 단추가
하나씩 떨어지면서
수 개념도 공부하고
단추가 떨어질수도 다시 달 수도 있다는 긍정적 사고를 경험하는 아주 재밌는 그림책이다.
읽어주는 꼬마 선생님이 노래하듯이 읽어주자
듣고 있던 아이들도 그 음을 따라 불렀다.
마지막 단추마저 떨어져 나갔어도 울지 않는 피터를 보니 나까지 행복해진다.
이제 단추가 하나도 없는데 피터에게 어떤 단추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더 재미있다.
단추가 다 떨어지더라도
내 몸에 딱 달라붙어 있는 배꼽 단추가 있다는 피터에 말에 아이들 모두 푸하하 웃었다.
작가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 이 세상 그 무엇이든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는 거랍니다.
그러니 이제는 울지 마세요!
그저 신 나게 노래 부르면 돼요"
라고 말하는 피터 때문에 우리 반에 긍정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것 같다.
오늘 참 힙들었다.
우리 반 댄디 라이언들이 이런저런 사건들을 벌여서 진이 다 빠졌다.
학기말이 되니 아이들이 조그마한 일에도 흥분을 하여 친구들끼리 자주 티격태격한다.
한동안 차분하던 남자 아이들도 자세가 흐트러지고
돌발 행동들을 저지른다.
금요일인데다 운동장수업까지 해서 아이들의 흥분이 더 커졌다.
겨우겨우 진정을 시키고, 지난 학예회 동영상을 틀어주니
어느새 다른 학년, 다른 반 것까지 신이 나서 따라 하는 아이들.
우리 반 동영상이 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에서 다 일어나
무용을 하고 있다. 에궁 귀여운 것들~~
아이들은 나를 힘들 게 할 때도 있지만
웃게 할 때도 있다.